지난 25일(한국시간) 스웨덴의 헬싱보리에서 열린 2024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U-19)서 한국 여자주니어 대표팀 선수들이 결승에서 대만을 3-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국제탁구연맹은 “한국이 2024 세계청소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더 많은 드라마를 약속하며 팀 역사를 새롭게 썼다.”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2003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가 시작된 이후 중국과 일본 외에 U-19 여자단체전에서 우승한 나라는 한국이 처음이다. 전 대회까지는 중국과 일본이 대회의 우승을 양분하고 있었다.
성인 대표팀까지 포함해서는 한국이 세계 대회 단체전에서 우승한 건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했던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 이후 33년 만이다. 한국은 이에리사, 정현숙을 앞세워 1973년 사라예보 세계선수권 때 한국 구기 사상 처음으로 여자단체전 정상에 오르는 ‘사라예보 기적’을 일으켰으나 이후 남녀 통틀어 세계선수권 단체전 우승은 지바 대회가 유일했다. 개인전에서는 1989년 도르트문트 세계선수권대회 때 유남규와 현정화가 혼합복식 우승을 합작했다. 현정화는 4년 후인 1993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 때 여자 단식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여자주니어 대표팀은 대회 톱시드를 받은 세계 최강 중국과의 준결승전에서 3-2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승리를 거머쥐며, ‘녹색 테이블 반란’을 완성했다. 한국팀은 여세를 몰아 결승에서 대만마저 격파하며 세계를 제패했다.
결승에서 유예린(화성도시공사 유스팀)이 첫 단식에 패해 대표팀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박가현(대한항공)이 1단식과 4단식을 모두 승리함으로써 우승을 견인했으며, 최나현(호수돈여고)도 2단식에서 승리하며 힘을 보탰다.
이에 앞서 유예린은 중국과 준결승에서 혼자 2승을 책임져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단식에서 친위시안에게 3-2로 역전승을 거두었으며, 이어 게임 스코어 2-2에서 나선 최종 5단식에서도 올해 아시아선수권 챔피언 종게만을 3-1로 돌려세우며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이 경기는 세계최강으로 평가받고 있는 중국팀을 상대로 승리했다는 점에서 이번 대회 최대의 이변으로 불렸다.
유예린이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우승하면서 유남규 감독과 ‘부녀(父女) 세계대회 우승’을 완성하며,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유 감독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남자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세계선수권에서 한 차례 우승했다. 또한 전술한 대로 1989년 도르트문트 대회에서 ‘탁구여왕’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과 혼합복식에서 호흡을 맞춰 우승을 차지했다.
유 감독은 한국 대표팀으로는 세계선수권 단체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딸 예린이 단체전 세계 제패 꿈을 대신 이뤄준 셈이 됐다.
한편 전문가들은 유예린과 삐약이 신유빈의 눈부신 활약을 보며, 스포츠 부문에서의 조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유예린은 어려서부터 부친인 유남규 감독의 지도를 받았으며, 신유빈도 탁구장을 운영하고 있던 아버지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결과, 재능을 빨리 꽃피울 수 있었다고 조언하고 있다.
유 감독은 “예린에게 ‘경기에서 져봐야 이기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면서, “부담감을 덜고 대신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하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대회 우승이 예린이가 ‘유남규의 딸’이 아닌 ‘선수 유예린’으로 홀로 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대한탁구협회 김택수 실무부회장은 “여자 주니어 대표팀이 이번 대회 4강에서 중국을 꺾고 우승까지 차지한 건 여자 탁구 중흥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쾌거”라면서, “유소년 탁구에 관심을 갖고 지속해서 지원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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