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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문화유산회복재단(CHRF) 이사장은 한국 문화유산의 보존과 환수를 위해 헌신해 왔다. 그가 대표로 있는 문화유산회복재단은 해외에 유출된 수많은 우리 문화유산을 성공적으로 환수하였으며, 이러한 활동을 통하여 문화유산에 뿌리를 둔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깨우쳐왔다. 그는 문화유산의 회복뿐만 아니라 그 가치를 바르게 인식하고, 이어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미래세대에 전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편집자 주)
Q: 이사장님, 요즘 무척 바쁘실 텐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이사장님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는 대한민국 국회등록법인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이상근입니다.
Q: 현재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님으로 일하고 계신데, 우선 문화유산회복재단은 어떤 곳인지 소개해 주세요. A: 문화유산회복재단은 과거에 우리가 잃고, 잊고 또 숨겨진 문화유산의 원상회복과 가치 발굴-확산을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2006년 일본 왕실도서관(궁내청 서릉부) 소장 조선왕실의궤 환수 활동을 시작으로, 서산부석사불상 봉안 활동, 오구라 수집품 환수를 위한 조사연구 사업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2021년 재독동포 소장품 기증을 계기로 조선문신 목판, 고려 문신 경휘 묘지, 동국팔도대총도 등의 기록유산과, 신라 불상, 고구려 수막새, 고려 청동 유물, 조선 호위청 어인, 장용영 마상총 등의 역사 자료를 환수하여, 환수문화유산기념박물관에 전시하고 있습니다. 우리 재단에는 이명신 운영실장, 남지은 국제협력책임연구원, 일라리아 리기 연구원과 김정민 비상임 연구원이 근무하고 있으며,그 외에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학술위원, 자문위원, 상임고문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6개국 21도시에 해외지부가있으며, 약 1,800명이 문화의병으로 동참하고 있습니다.
Q: '문화유산회복재단'이라는 재단명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문화재 '환수'가 아니라 '회복'이라는 표현을 쓰신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말씀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A: 문화재는 사물을 뜻합니다. 그러나 문화유산은 역사적, 정신적 연결성을 중요시합니다. 문화재 환수는 소유권의 확보라는 측면을 강조할 뿐, 유산의 가치와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지 않아, 과거에는 환수한 문화재를 오랫동안 수장고에 보관하고 전시조차 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환수가 아닌 회복은 법적 소유권뿐만 아니라 정신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치유한다는 뜻입니다.
Q: 문화유산회복재단에서 여러 가지 귀한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재단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사업은 어떤 것이 있나요? A: 현재까지 우리나라 문화유산 회복 상황을 보면, 1945년 이후 되찾은 문화유산은 1만2천여 점입니다. 이중에 국보로 지정된 것은 단 6건에 불과합니다. 반면에 일본 정부가 국보 등으로 지정한 한국 문화유산은 150여 점이나 됩니다. 그래서 광복 80주년인 올해를 기점으로, 광복 100주년이 되는 2045년에는 완전한 원상회복을 통해 미래세대가 누려야 할 권리가 손상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이 저희 재단의 목표입니다.
Q: 이미 여러 가지 우리나라의 귀한 문화유산을, 고향인 우리나라로 되찾아 오신 것으로 아는데, 이들 문화유산이 어떻게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었는지 몇 가지 특별한 내용을 소개해 주세요. A: 예, 여러 가지가 있는데, 몇 가지만 말씀드릴게요. 미국에서 환수한 고구려 수막새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그 수막새는 평양에서 출토한 것으로, 수집하신 운여 김광업 선생님이 무척 아꼈다고 합니다. 2023년에 그 수막새 때문에우리 재단 방문단이 미국의 김광업 선생님을 방문했을 때,대전의 한 초등학교 5년생이 아버지와 함께 갔었습니다. 그 수막새 등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함께 갔던 그 초등생이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애원을 하자,소장인인 김 선생님이 흔쾌히 수막새를 기증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야기는 마상총에 관한 말씀입니다. 조선 정조 시기 호위부대인 장용영 마상총도 대한제국 때 주미공사인 호러스 뉴턴 알렌이 수집한 것으로, 그 분의 후손을 만나 한국 역사에 있어 중요한 유산이라는 설명을 드렸더니, 흔쾌히 그 마상총을 돌려주셨습니다. 이런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문화 유산의 역사적 가치와 미래세대와의 연결성 등이 그 유산을 환수, 회복하는 중요한 논리와 감성적 호소력이 되곤 합니다.
Q: 재단에서는 우리나라 문화재와 관련해서 청소년 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고, 특별히 이사장님이 국내외에서 직접 학교 등 교육기관을 방문하셔서 실감교육을 하시는 것으로 압니다. 이 부분도 설명을 해주세요. A: 예, 그렇습니다. 우리 재단에서는 2024년에 학교와 교실 등을 찾아가서 수업을 했는데, 그 수업 횟수가 350여 회 정도됩니다. 그 중에 10회 정도는 제가 수업을 진행하면서 반응을 살피고 의견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실감수업이 끝나면 설문조사를 하는데,대부분이 교실 수업으로 시간이 부족하다, 더 많은 유물을 실감하고 싶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느 학교에서 실감수업을 하면서, 일본 야마구치 우베시에 있는 조세이 탄광에서 수집한 석탄 관련해서,1943년 하루 아침에 조선인 136명, 곧 우리나라 광부들이 한꺼번에 수몰되어 희생됐다는 얘기를 들려주었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절을 하는 학생도 있었습니다.우리 재단에서 실시하는 실감 교육은 유산의 예술성보다는그 문화유산에 대한 역사 이야기에 중심을 두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조금 전 말씀하신 청소년 교육 내용과 관련된 것일 텐데, 문화유산회복재단에서는 최근에 환수문화유산기념박물관을 개관했습니다. 언제, 어떤 취지로 개관했는지요?그리고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요? A: 우리 문화유산회복재단은 우리 문화 유산을 환수한 후에 그 유산을 가치 있게 활용함으로써, 교육기회 격차를 해소하는 것을 사업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문화유산을 소장하신 분들께서 우리 재단에 문화유산을 주시면서 하시는 질문 중에 빠지지 않는 질문은, '우리 유산을 돌려드리면 전시는 하시나요?', '그 유산에 대해서 조사 연구는 어떻게 하시나요?' 등과 같은 것들입니다. 이 분들은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문화 유산에 대해서 그 가치를 확실히 밝히는 일에 관심이 많으십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확실히 약속드려야 비로소 우리 재단에 기증하거나 기탁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저는 그동안에 우리가 정말 어렵고 힘든 과정을 통해서 문화유산을 환수했는데, 10년 동안 국립박물관 수장고에 갇혀있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고 문화유산환수박물관의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교실 수업을 진행하면서 “더 오래, 더 많이” 실감하고 싶다는 청소년들의 요청을 무척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환수문화유산기념박물관을 개관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문화유산 열린체험캠프 등 실감 체험과 유산이 담고 있는 이야기와 디자인 연구, 웹툰 공모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는 해이기 때문에 다른 해와 또 조금 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광복 80주년을 맞이하여 최근에 특별한 전시회를 여셨습니다. 어떤 전시회인가요? A: 올해 2025년은 광복 80주년이자 일본국과 문화재협정 6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우리 선대들은 일제강점기에 우리 문화유산이 무수히 강탈되는 것을 보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경천사지 10층석탑의 경우처럼 영국인 배델과 미국인 헐버트의 노력으로 되찾아 온 사례도 있습니다. 1965년 일본국과의 국교정상화(한일협정)때 문화재 반환 협정을 맺었는데, 당시 한국 정부는 4,479점의 반환을 요구했지만, 일본 정부는 온갖 핑계를 대고 1,432점만 돌려줬습니다. 당시 오구라수집품은 ‘사유물’이라고 핑계를 대고 반환을 거부했지만, 1981년 오구라 아들이 도쿄국립박물관에 기증함으로 그런 핑계는 옳지 않은 변명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1965년 협정문서에는 ‘사유물은 한국 정부에 기증하도록 일본 정부는 권장한다.’고 되어 있음에도 일본정부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광복 80년 기념 특별전을 개최하고, 이를 되찾기 위한 활동을 다짐하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Q: 앞으로 문화유산회복재단과 환수문화유산기념박물관이 계획하고 있는 일을 전반적으로 소개해 주세요. A: 우선 오구라 수집품에 대한 것입니다. 도쿄국립박물관에 있는 오구라 수집품 1,030점은 한반도 전체 역사와 우리나라 전 지역을 대표하는 중요한 문화 유산입니다. 그런데 광복 이후 현재까지 오구라 수집품 중에 단 1점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재단에서는 오구라 수집품환수위원회를 구성하여, 본격적으로 활동을 전개하려고 합니다. 문화유산의 원상회복은 당사자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공감하고 협력해야 할 중요한 사안입니다. 2023년 바티칸 교황은 그리스 유물을 반환하면서 국제 사회도 이에 동참하자는 메시지를 발표한 바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이 일본에도 경각심을 줄 것입니다.
Q: 이제 이사장님에 대해서 여쭙고 싶습니다. 이사장님은 평생 이 일에 묵묵히 전념하고 계신데, 이사장님은 왜 이 쉽지 않은 일을 이토록 열심히 하고 계신가요? A: 첫째는 흥미롭기 때문입니다. 회복운동은 어느 한 분야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나라 정치, 사회, 외교, 문화, 종교 등 사회 전 분야가 협력함으로써 가능한 일이고, 또 이를 위해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둘째는 현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의 사명과 책임의식 때문입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가 힘들여서 자식 공부시키고 성장을 도왔듯이, 우리 세대는 다음 세대가 온전히 문화유산을 향유하고, 가치를 발굴, 해석함으로써 그 가치를 확산할 수 있도록 디딤돌을 놓아야 합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앞으로도 꾸준히 이 일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Q: 이사장님의 좌우명, 인생관을 말씀해주세요.
A: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입니다. '집착없이 마음을 먹고 실천하라'는 의미입니다. 주인은 먼지를 쓸고 도둑이 들면 내쫓지만, 손님은 먼지를 피하고 도둑을 외면합니다. 문제가 있으면 해결하고, 방향이 맞으면 차이를 이해하고, 협력함으로써 새 길을 열 수 있습니다. 문화유산 회복운동은 바로 집착없이 과정에 충실하는 활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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