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벤트의 천국에서 축구 천재 손흥민이 발이 아닌 손으로 이벤트 행사를 벌였다. 손흥민이 지난 28일(한국시간) LA에 위치한 다저스타디움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LA 다저스와 신시내티 레즈의 메이저리그 베이스볼(MLB) 경기에 시구자로 참석했다. 이 역사적인 순간에 관중들은 환호했으며, 손흥민은 당당히 마운드에 올랐다. 다저스 유니폼 상의와 청바지 차림으로 등장한 손흥민은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완벽한 투구폼으로 공을 던졌다. 공은 정확하게 스트라이크 존 정중앙으로 들어갔는데, 다저스 왼손 선발투수 블레이크 스넬이 받았다. 손흥민은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등번호 7번을 달았는데, 스넬도 같은 7번을 다는 선수이다. 스넬은 “난 글러브를 조금도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 완벽한 투구였다.”고 말했다. MLB도 공식 SNS에 손흥민의 시구 영상을 올리며 극찬했고, LA 다저스 역시 “손흥민이 대단한 시구를 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날 손흥민은 LA 다저스 관계자들의 환영을 받았고, 선수들과 기념 촬영을 진행했다. 다저스 로버츠 감독을 비롯해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과 사진을 찍었고, 한국계 프레디 프리먼과는 유니폼을 교환하기도 했다. 특히 강타자 키케 에르난데스는 손흥민과의 만남에 긴장한 듯한 모습으로 악수를 주고받았고,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까지 나눴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일본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 김혜성과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MLS뿐 아니라 MLB에서도 손흥민 효과를 맛보게 됐다. LA를 연고지로 하고 있으며, LAFC와 구단주가 같은 LA 다저스가 손흥민을 시구 행사에 초청하면서 만남이 이뤄졌다. 축구와 야구의 자연스러운 만남이었다. 손흥민의 시구 이후 진행된 경기는 다저스가 5-1로 이기면서 승리를 장식했다. 선발투수는 오타니였다. 오타니는 손흥민의 시구 기운을 받아 부상 복귀 후 처음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손흥민이 발이 아닌 손으로도 자신이 MLS에 입성했음을 알리며, 앞으로 흥행의 영역을 넓혀갈 것임을 선언하는 순간이었다.
한편, 손흥민이 다저스타디움에서 생애 첫 시구를 한 날, 리오넬 메시(38·인터 마이애미)가 멀티 골을 기록하며, 소속 팀을 리그스컵 결승으로 견인했다. 리그스컵은 미국 MLS와 멕시코 MX 클럽들이 모두 참가하는 북중미 지역의 축구대회이다. 메시는 8월 28일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 체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리그스컵 4강 올랜도 시티전에 선발로 출전했다. 그는 동점 골과 역전 골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메시는 0-1로 뒤진 후반 32분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1-1로 균형을 맞췄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메시는 후반 43분 조르디 알바와 티키타카를 구사하며, 올랜도 페널티 박스 안을 파고든 뒤, 특유의 반 박자 빠른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승부를 뒤집은 인터 마이애미는 후반 추가 시간 한 골을 더하며 승리를 거뒀다. 마이애미는 결승에 올라 LA 갤럭시를 2-0으로 꺾은 시애틀 사운더스와 우승컵을 놓고 다툰다.
메시는 발롱도르 8회 수상에 빛나는 축구계의 G0AT이다. 팬들은 “메시는 필요한 만큼 골을 넣는다.”라고 말한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세상에는 쓸데없는 걱정이 두 가지 있는데, 한 가지는 ‘손아섭이 안타를 치지 못한다고 걱정하는 것’이요, 또 한 가지는 ‘메시가 골을 넣지 못한다고 걱정하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였다. 이 살아있는 전설 메시가 미국 동부 마이애미에서 활약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서부 LAFC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지난달 7일 MLS에 당당하게 입성했다. 2,650만 달러(약 360억 원)라는 MLS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기록한 그의 LAFC 이적은 엄청난 영향을 불러일으켰다. 손흥민은 지난 9일 시카고 파이어와의 데뷔전에서 교체 출전한 뒤, 짧은 시간에도 페널티킥을 유도해 팀의 무승부를 이끌었다. 16일에는 2경기 만에 선발 데뷔전을 치르며 풀타임을 소화했고, 뉴잉글랜드 레볼루션을 상대로 MLS 첫 도움을 기록하며, 2-0 승리 주역이 됐다. 이어서 지난 24일 FC댈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 6분 만에 오른발로 프리킥을 성공시키며 MLS 1호 골을 신고했다. 볼은 골키퍼의 손이 닿지 않는 아름다운 궤적으로 골대 왼쪽 상단 구석에 정확히 꽂혔다. 매체들은 이 볼은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해야 한다고 추켜세웠다, LAFC 입단 후 3경기 만에 터뜨린 이 데뷔골로, 손흥민은 2주 연속 라운드 ‘베스트 11’에도 선정되는 기쁨을 맛봤다.
미국 현지에서는 어마어마한 손흥민 효과를 누리고 있다. LAFC는 손흥민의 유니폼 판매량은 한 달 동안 15만 장이 넘는 수준으로, 리오넬 메시, 르브론 제임스 등을 넘어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LAFC 경기 티켓은 5배나 급증했고, 입석 전용 좌석까지 매진 사태를 불러일으켰다. 그 외에도 구단 SNS 팔로워 수가 두 배 이상 증가했고, 구단 콘텐츠 조회 수는 594%, 미디어 보도량은 298%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코리아타운에는 손흥민 관련 광고 및 포스터가 넘쳐나고 있다. 손흥민 한 명의 영입으로 분기당 약 1억 2천만 달러(약 1,680억 원)까지도 그의 관련 상품 판매로 수익을 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손흥민의 인기는 미국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는 아침 전국 방송에 출연함으로써 증명되었다. 손흥민은 최근 미국 ABC방송의 대표 아침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LAFC 이적과 미국 무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손흥민은 “나는 MLS를 더 크게 만들기 위해 왔다. 여기서 정말 행복하다. 함께 리그를 더 키워 보자.”라고 말했다. 단순한 커리어 마무리가 아닌, 리그 성장에 기여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어 “잉글랜드에선 축구가 최고의 스포츠다. 거의 문화나 다름없다. 미국은 풋볼, 야구 등 많은 스포츠가 있다.”며, 미국과 영국의 축구 문화를 비교하고, 미국에서 축구의 입지를 넓히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메시가 MLS로 진출하며 리그 시장이 훨씬 더 커졌다고 생각한다. 나도 메시 같은 영향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해, 자신도 리그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스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손흥민 ABC뉴스 단독 인터뷰를 유심히 지켜보던 미국 방송 패널들은 그의 발언에 감탄했다. 손흥민은 짧은 시간에 단순한 스타가 아니라, 문화적 가교역할까지 해내는 글로벌 스포츠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1일 캘리포니아주 LAFC 홈구장 BMO 스타디움의 2만 2,000석이 꽉 찼다. 구단이 입석 전용 티켓을 추가로 발권했지만, 이것 역시 순식간에 사라졌다. 무섭게 치솟은 티켓값(최고 10배)도 그의 활약을 직관하려는 팬들의 마음을 막지 못했다. “홈 팬들 앞에 서는 날이 기대된다.”던 손흥민도 뜨거운 반응에 놀랐다. 하지만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하지는 못했다. 손흥민은 홈 데뷔전에서 주무기인 왼발 감아차기 실패와 골대 불운으로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달성에 실패했으며, 팀도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손흥민은 이날 샌디에이고FC와의 홈경기에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1-2 패배를 막지 못했다. 최근 3경기에서 1승 2무를 기록했던 LAFC는 승점 41(11승 8무 7패)로 서부 콘퍼런스 5위를 지켰고, 샌디에이고는 승점 56(17승 5무 7패)으로 지구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한편 메시도 2년 만에 리그스컵 정상 탈환을 노렸지만, 시애틀 사운더스에 완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마이애미는 1일(한국시간) 시애틀과의 2025 리그스컵 결승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이 대회에서 2023년 정상에 오른 마이애미는 2년 만에 다시 정상을 탈환하려 노력했지만, 적지에서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하고 3골 차로 대패했다. 결국 메시의 개인 통산 47번째 트로피 획득 역시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최근 MLS는 서부의 손흥민과 동부의 메시 두 축구 스타로 인해 분위기가 끓어오르고 있다. 묘하게도 두 스타는 중요한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그러나 축구 경기에서 승패는 언제나 반복될 수 있는 것이다. 메시는 2023년 강호 마이애미에 입성한 이래 명불허전의 실력으로 인기를 높이고 있으며, 손흥민은 MLS에 이름을 올린 지 채 한 달이 되기도 전에 실력과 특유의 소통 능력으로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손흥민이 메시를 뛰어넘는 MLS 간판스타가 될 수 있을까. 손흥민은 소통 능력부터 마케팅 효과까지 엄청난 상업적 이익을 불러일으킬 자질을 고루 갖추고 있다. 미국 매체 ‘포브스’는 지난 27일 MLS의 차기 이끌 스타는 메시가 아니라 손흥민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누구도 LAFC의 손흥민이 메시와 같은 급의 선수라고 주장하지는 않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손흥민은 전성기에도 세계 ‘베스트 11’ 후보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역사상 ‘베스트 11’이라면 당연히 메시가 포함될 것이다.”라고 짚었다. 그러나 그가 가진 부가적인 역량은 높게 샀다. 손흥민은 MLS 데뷔 이후 짧은 시간 안에 ‘미래 MLS 스타의 이상적인 모델’이 어떤 모습일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많은 매체들은 두 스타에 대해서, 메시는 대중 앞에서 내성적인 성향을 지녔고, 스타덤을 ‘감내’하는 편인 반면, 손흥민은 팬과 교감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며 ‘구단의 얼굴’이 되는 것을 즐기는 것으로 파악했다. 매체는 메시 그대로의 성격을 존중하며 그 자체가 초월적인 존재임을 공고히 했다. 그러면서도 손흥민처럼 새로운 문화와 리그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팬들과 교감할 준비가 된 선수가 MLS가 필요로 하는 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서부 손흥민, 동부 메시, 두 축구 스타가 MLS의 지평을 넓히고 있어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팬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두 스타가 리그 결승전에서 만나 서로의 기량을 뽐내며 격돌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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