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 3-0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이에 맞서는 NC의 선발투수는 외국인 좌완 로건 앨런이었다.
지난 6일 열린 1차전에서 NC가 4-1로 승리함으로써 양 팀은 이 승부 결과로 다음 단계로의 진출 여부가 결정되는 중요한 경기였다. 2015년 신설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팀이 1차전에서 승리한 건 NC가 4번째다. 박진만 감독은 “우리도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경기를 운영해야 한다. 선발 원태인의 활약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이 먼저 웃었다. 1회 말 NC 선발 로건이 등판하자 라이온즈파크에는 거세게 비가 내렸다. 첫 투구부터 미끄러지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 결국 풀카운트 승부 끝에 선두타자 이재현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김성윤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구자욱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1사 1, 2루가 됐다. 디아즈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투 아웃, 절호의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다. 이때 다시 김영웅이 볼넷을 골라 누상에 주자가 가득 찼다. 이 순간 전날 경기에서 추격의 솔로 아치를 날렸던 이성규가 볼을 끝까지 지켜보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내며 선취점을 빼앗았다. 계속된 만루 찬스, 이번에는 베테랑 강민호가 볼넷을 골라 3루 주자 구자욱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밀어내기로만 2득점, 경기 초반 삼성은 분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다음 타석 류지혁이 1루 땅볼로 물러나며 더 점수를 추가하지는 못했다. NC 로건이 기록한 1회 네 개의 사사구는, 역대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 사사구 허용 기록과 동률이다. NC 다이노스 로건 앨런의 피칭이 극과 극을 오갔다. 6이닝 2실점을 기록했는데, 1회 크게 흔들려 2실점을 한 뒤 2회부터 안정감을 되찾았으며 6회까지 무실점을 이어갔다. 로건이 마운드를 내려간 후 삼성이 다시 기회를 잡았다. 8회 선두타자 김헌곤의 볼넷, 이재현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추가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김헌곤은 상대 투수의 모션을 훔치며 3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어 김성윤의 좌익수 플라이 때 홈으로 대시하여 쐐기점을 올렸다.
원태인은 6이닝 동안 106구를 던지는 동안 산발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NC 타선을 막았으며, 뒤이어 나온 김태훈(0.2이닝), 이승민(1이닝), 가리비토(1.1이닝)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매조지했다. 원태인은 데뷔 첫 와일드카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날 KBO가 선정한 데일리 MVP도 원태인의 몫이었다. 삼성은 타선이 역대 포스트시즌 최소 안타 승리(1개) 기록을 세우는 빈타에 시달렸지만, 연속 볼넷으로 얻은 찬스를 착실하게 득점으로 연결해 승리를 장식했다.
경기 후 박 감독은 “확실히 김헌곤이 노련함과 경험이 풍부해 3루를 훔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베테랑들이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려 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야수진의 수비에 대한 칭찬도 잇따랐다. 이날 삼성 내야진은 한 차례의 더블 플레이와 함께 여러 차례 호수비를 펼쳤다. 김성윤과 김영웅도 외야에서 어려운 타구들을 연이어 잡아냈다. 야수들의 호수비는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박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단기전에서 수비의 중요성을 잘 아는 것 같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를 경험하고 나서 자신감이 넘친다. 집중력 있게 다들 잘해 줬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경기가 끝난 후 ‘아름다운 패자’ NC 이호준 감독은 “하나로 뭉친 선수단,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NC 다이노스의 가을 야구는 짧았다. 하지만 박수받아 마땅한 결과를 이루었다. 비록 와일드카드에서 멈췄지만, NC는 시즌 막판 무서운 기세로 9연승을 달성하며, 극적인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2차전에서 패했지만, 1차전 결과까지는 10연승이다. 다음 해를 기약하게 되는 이유다.
이제 삼성은 8일 하루 쉬고, 9일 인천 SSG랜더스 필드로 향한다. 지난해 준우승자 삼성이 SSG를 이겨낼 수 있을까? 비록 지난 6일 WC 1차전에서 지며 투수력을 소모했지만, 탄탄한 짠물 수비와 투수진의 좋은 호투라면 해볼 만한 승부가 될 전망이다. 문제는 타선의 부활이다. 이날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박진만 삼성 감독은 “SSG가 투수력이 워낙 좋다.”며, “우리 팀 타선이 침체돼 있지만, 초반부터 밀리면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특히, 4번 타자 디아즈가 WC 시리즈 내내 7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박 감독은 “오늘 승리했기 때문에, 타선의 흐름이 조금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한다.”며, “경기를 거듭할수록 살아나리라 믿는다. 휴식일인 8일에 하루 잘 쉬고 정돈을 잘 하겠다.”고 결의를 보였다.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삼성과 치르는 준플레이오프 출사표를 밝혔다.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SSG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과한 삼성과 9일부터 5전 3승제의 준PO를 치른다. 이 감독은 “시즌 내내 강조한 것처럼, 우리는 ‘랜더스 야구’를 해야 한다.”며, “팀의 상황과 전력을 세밀하게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강점을 극대화하는 데 모든 준비의 방향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어 “코칭스태프와 상의해 맞춤형 회복 훈련을 했다.”며, “투수진은 라이브 피칭, 야수진은 팀 플레이 중심 훈련으로 경기 감각과 집중력을 최상의 상태로 끌어올렸다.”고 준비 과정도 설명했다. 정규시즌 3위 SSG, 그리고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자인 삼성은 오는 9일부터 5전 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 일정에 돌입한다. 9일과 10일 1·2차전은 인천에서, 12일과 13일 3·4차전은 대구에서, 5차전까지 진행되면 15일, 다시 인천에서 경기를 치른다. 두 팀은 올해 삼성이 8승 7패 1무로 상대 전적에서 근소한 우세다. 다만 큰 차이는 없었고, 삼성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두 경기를 치르고 올라와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다소 열세다. 삼성은 후라도, 원태인이라는 최고의 선발 카드를 3·4차전에서나 쓸 수 있을 전망이다. 반대로 SSG는 앤더슨과 화이트라는 외국인 원투펀치를 1·2차전에 선발로 출전시켜 기선을 제압할 기세다. 거기에 3위 도약의 가장 큰 동력이 된 불펜진 또한 큰 힘이다. SSG 불펜진은 평균자책점 3.36으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노경은(평균자책점 2.14), 이로운(평균자책점 1.99), 김민(평균자책점 2.97), 조병현(30세이브, 평균자책점 1.60)이 버티는 SSG 불펜진은 철옹성이었다. 이 감독은 정규시즌에 팀 OPS 0.706으로 9위로 머문 타선도 가을 무대에서는 힘을 발휘하길 기대하고 있다. 두 팀은 리그에서 홈런이 가장 잘 나오는 구장(SSG랜더스파크·삼성라이온즈파크)을 홈으로 쓴다는 특징이 있다. 즉, 준플레이오프에서 홈런이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SSG 타선이 올 시즌 전반적으로는 저조한 모습을 보였지만 9월 이후로는 리그에서 손에 꼽힐 정도의 힘을 선보였고, 삼성 타선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부진했으나 역시 홈런 파워는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힘 대 힘의 맞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편, 뜨거운 야구 열기를 반영하듯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매진 행진이 멈추지 않았다. KBO는 7일 NC와 삼성의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이 매진됐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에 입장한 관중 수는 23,680명으로 집계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는 지난해 1차전부터 4경기 연속 매진이다. 포스트시즌 전체로는 2023년 한국시리즈 1차전부터 23경기 연속 만원 관중 사례이다. 지난해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어젖힌 프로야구는 올해 총 누적 관중 1,200만 명을 돌파하며 한층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다. 이에 힘입어 가을야구에서도 흥행 대박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삼성은 올해 홈에서 열린 71경기에 1,640,174명의 관중을 불러들여, 10개 구단 중 홈 경기 관중 수 1위를 차지했다.
치열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거쳐 준플레이오프전에 진출한, 자신감 넘치는 삼성 라이온즈. 상대 팀의 분석을 끝내고 필승의 전략으로 플레이오프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만나고자 하는 SSG 랜더스. 더 높은 곳으로 오를 수 있는 자격은 어느 팀이 쟁취할 수 있을까? 팬들과 함께 가슴 설레며, 경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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