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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천원의 아침밥’ 확산

이윤주 | 기사입력 2023/04/19 [14:52]

대학가 ‘천원의 아침밥’ 확산

이윤주 | 입력 : 2023/04/19 [14:52]


천원의 아침밥은 말 그대로 대학생에게 조식을 1000원에 제공하는 사업이다. 정부가 각 대학에 아침 한 끼당 1000원씩 지원하고 학교가 나머지 금액을 부담한다. 청년층의 아침식사 결식률을 줄이고 쌀 소비를 늘리자는 취지에서 2017년부터 시작됐지만, 물가가 크게 오른 탓에 올해만큼 각광받은 적이 없다. ‘짜장밥, 만두 튀김, 계란국’ 등 1000원 치곤 메뉴도 알차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다. 실제 지난해 대학생 5437명에게 물어보니 사업 지속을 바라는 응답이 무려 98.7%나 됐다.

 

정부는 사업 규모를 두 배 키우기로 했고, 여당 대표가 직접 식당을 찾아 함께 밥을 먹는 등 정치권도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원래 농식품부는 올해 사업 참여 대학 선정이 끝나 추가 접수에 난색을 보였지만 학생들의 요청과 각계의 응원이 쏟아지면서 방침을 바꿨다. 내달 중 공고를 내 추가 참여 대학을 모집하는데, 이미 선정된 대학도 원하면 지원 규모를 늘릴 수 있다.

 

대학들 역시 자체 예산을 투입하는 등 더 많은 학생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고려대는 동문모임인 교우회가 지원한 2억5,000만 원 상당의 졸업생 기금으로 인원 제한을 없앴고, 경희대는 기존 100명에서 130명으로 대상 규모를 늘렸다. 현재 130명에게만 1,000원의 아침밥을 주는 가톨릭대도 찾는 학생이 매일 20명 정도 초과해 인원 확대 방안을 고심 중이다.

 

대학생들은 모처럼 정부가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내놨다며 반기고 있다. 고려대 재학생 이모(23)씨는 “1,000원으로 아침을 든든히 해결하고, 점심은 간단하게 때우는 식으로 생활비를 아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 가톨릭대 학생은 “아직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시행하지 않은 다른 대학 친구가 무척 부러워한다”며 웃었다. 다만 청년 표심에 민감한 정치권의 속성상 갑작스러운 관심이 생색내기에 그치지 않을까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려대 3학년생 김모(21)씨는 “사업 유지를 위해 국회가 얼마나 효과적인 대책을 내놓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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