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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강계열 할머니 영면

- 향년 102세, 사랑했던 할아버지 곁으로 

이종대(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6/04/11 [21:38]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강계열 할머니 영면

- 향년 102세, 사랑했던 할아버지 곁으로 

이종대(논설위원) | 입력 : 2026/04/11 [21:38]

▲ 이 영화는 전례 없는 480만 관객 동원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면서 온 국민들에게 따뜻한 웃음과 눈물을 선사했다. [캔들미디어dvd에서 캡쳐] 


2014년 개봉 당시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다큐멘타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강계열 할머니가 지난 10일 향년 102세를 일기로, 먼저 떠난 남편 조병만 할아버지 곁으로 영면하였다. 이 소식은 영화의 연출을 맡았던 진모영 감독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알렸다. 진 감독은 지난 3월 31일에 할머니를 찾아 뵈었는데, 당시 할머니께서는 가물거리는 의식 속에서도 감독 일행을 또렷하게 기억하시며, ‘서로 잘 하고 살라.’는 덕담을 남기셨다고 전했다. 

 

강계열, 조병만 두 노부부의 이야기는 2010년 지역 신문에 소개된 것을 시작으로, 2011년에는 KBS [인간극장] ‘백발의 연인’ 편으로 더욱 널리 알려졌다. 이후 2013년 촬영을 거쳐, 2014년 11월에 고조선 시가 ‘공무도하가’에서 제목을 따온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로 개봉되었다. 이 영화는 전례 없는 480만 관객 동원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면서 온 국민들에게 따뜻한 웃음과 눈물을 선사했다. 영화 촬영 중이던 2013년에 조병만 할아버지는 먼저 세상을 떠나셨고 이후 강계열 할머니는 남편을 그리워하다가 할아버지 곁으로 돌아가시게 되었다. 

 

조병만 할아버지는 데릴사위로 6년이나 일하고 나서 얻은 10대 초반의 나이 어린 할머니를 무척이나 예뻐하고 아끼며 73년을 함께 살아오셨다. 열심히 일하고 돌아오면 남편에게 안기는 할머니가 무척 예뻐 더욱 열심히 일했다고 하셨다. 그 사랑의 결실로 6남매를 두셨고, 손주 아홉에 증손주 열을 두시게 되셨다. 

 

그들은 옷을 입어도 같은 색으로 맞춰 입고, 외출을 해도 손을 잡고 걸었다. 할머니가 팔에 생채기라도 나면 누가 보건 말건 입으로 ‘호’하고 불어주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이웃은 두 분의 모습을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셨다. 

 

한 시도 떨어지지 않고 붙어 사셨던 두 분. 할머니가 무로 생채를 만들면, 할아버지는 곁에서 간을 보며 맛있다고 하셨다. 할머니도 그런 할아버지가 무척이나 사랑스러웠다.  할머니가 바느질할 때도 할아버지는 곁에서 구수하게 아리랑을 부르셨다.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위해 곧잘 장난도 치셨다. 할아버지는 마당에 떨어진 낙엽을 쓸다 말고, 낙엽을 할머니 머리 위에 뿌리며 장난을 거셨다. 그러다가 장난이 지나쳐 할머니가 토라지시면, 울 밑에 핀 과꽃과 맨드라미를 꺾어다 할머니에게 바치며 달래셨다. 할머니는 꽃을 좋아하셨다.  꽃을 받으신 할머니는 화도 금방 풀리시고 할아버지에게 사랑한다고 말씀하셨다. 할아버지는 마당에 물을 뿌리다가도 장난을 치셨고, 개천에서 빨래를 할 때도 돌을 던지며 장난을 거셨다. 그 모든 게 사랑이었다.

 

그런 두 분의 집에 강아지 한 마리가 함께 살게 되었다. 두 분은 강아지를 살뜰히 보살피셨다. 그러다가 애지중지하던 강아지가 세상을 떠났다. 강아지를 리어카에 싣고 산으로 향하는 할아버지를 바라보며 할머니는 마음이 허전하다. 그렇게 정정하던 할아버지가 기침을 하기 시작하셨다. 그리고 기침 소리가 점점 커져갔다. 무 구덩이를 파다가도 숨이 턱에 닿아 한참을 앉아 쉬셨다. 할아버지의 기력은 점점 떨어지고, 결국은 병원에 입원하셨다. 할머니는 이제는 이별의 시간이 점점 다가옴을 느끼시며 할아버지의 옷과 신발을 태우셨다. 준비를 하는 거였다. 결국 할아버지는 ‘사랑하는 내 님아, 나 없어도 울지 말라.’는 말도 못한 채 숨을 거두셨다. 

 

할머니는 그렇게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며 그의 무덤 곁을 지키셨다. 10대에 만나 평생을 같이 한 남편은 곁에 없지만 여전히 할머니의 마음 속에는 살아 있었다.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요즘도 유트브 등에서 공개되어 두 분의 애틋한 사랑을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꾸준히 조회되고 있다.

 

#님아그강을건너지마오  #진모영감독 #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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