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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의 외국인 한국어교실 학생들과 함께한 서울 투어

장승진(춘천문인협회장) | 기사입력 2024/10/17 [10:36]

춘천의 외국인 한국어교실 학생들과 함께한 서울 투어

장승진(춘천문인협회장) | 입력 : 2024/10/17 [10:36]

 

중등교원으로 정년퇴임 후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유학생과 원어민교사들을 위해 한국어강사로 10년 넘게 봉사하고 있다. 한국어교원 2급 자격을 가지고 있으며 1991년 등단한 시인으로 5권의 시집을 내고 춘천문인협회장을 지냈다.

 

   춘천중앙교회(담임목사 심성수)에서는 춘천지역에 있는 해외 유학생들과 원어민교사,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며 선교하는 한국어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15년전 이 사역을 시작하여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계속 운영되어 왔는데 가르치는 일 이외에도 상담과 장학금 지원 등으로 유학생들의 조기 정착과 생활안정을 돕고 있다.

 

  그간 40여 개국에서 온 500여명의 외국인 젊은이들이 한국어교실을 거쳐 갔다. 한국어 수업 외에 찬양, 난타, 민요, 동요 부르기 등 음악수업과 김치 담그기, 의암호 카누타기 등 문화체험, DMZ, 남이섬, 안동하회마을, 남산타워, 국립중앙박물관, 아침고요수목원 등 문화탐방을 실시해 한국의 아름다움과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넘어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을 느끼게 하고 있다.

 

   올 봄에는 한국문화 체험활동으로 한국어교실 제11기 학생들과 청와대와 경복궁 투어를 다녀왔다. 토요일 아침 일찍 교회 버스를 타고 출발한 여행엔 11개국 출신 30여명 외국인 유학생과 원어민영어교사들이 참가했다. 주로 강원대와 한림대 석.박사과정에 재학중인 학생들이 많았는데 이들 중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도 있었고 결혼한 커플도 있었다.

 

  아프리카 가나에서 온 콰미씨는 부인과 어린 자녀들 2명과 함께 투어에 참가해 소중한 가족여행 경험을 했다. 원어민영어교사로는 춘천 뿐 아니라 양구와 원주에서 근무하는 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선생님들이 함께했다. 매일 실험하느라 바쁜 박사 연구원 남편과 함께 시간을 낸 중국 출신 근월은 TV에서만 보던 청와대를 직접 보고 정원이 넓고 아름다워 감탄했다고 말했다. 오후에 경복궁을 둘러보는 일정은 비가 내려 걸어 다니며 보기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모두 한국의 전통과 미를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좋아했다.

 

 

  한국어교실을 거쳐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익힌 후 고국에 돌아가 교수요원으로 활동하는 분들도 여러 명 있다. 네팔 출신의 비벡 박사는 한국어교실에 출석하면서 유튜브로 재미있고 유익한 한국어 인터넷 강의를 올려 인기를 끌더니 세종학당 한국어 인터넷 강사로 선발되어 활동하였고 귀국 후에는 카투만두 대학에서 교수로 근무하면서 유튜브를 통해 네팔과 인도 시청자들을 위해 한국어 강의를 계속하면서 최근에는 '종합 한국어 문법'이란 책을 출판하여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인종과 종교가 다른 학생들로 만났지만 한국어교실을 통해 이국생활의 외로움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인 선생님들의 정과 하나님의 사랑을 다시 만나 행복했다고 말하며 눈물짓는 모습에서 가르치는 뿌듯함을 느낀다. 그동안 한국어교실이 인연이 되어 배우자를 만나 결혼해 아이까지 낳아 안고 돌아간 커플들도 여럿 있다. 몇 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 갔을 때 제자가 그 곳에 진출해 있는 한국인 회사에서 통역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을 보고 많이 뿌듯했다.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유학생들이나 다문화 자녀들을 대상으로 기여하며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길을 걸어와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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