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노르웨이에서 마법을 찾다: 교환 학생의 새로운 세상 발견 여정

전영서 (동국대학교) | 기사입력 2024/12/06 [03:13]

노르웨이에서 마법을 찾다: 교환 학생의 새로운 세상 발견 여정

전영서 (동국대학교) | 입력 : 2024/12/06 [03:13]

전영서는 동국대학교에서 사회복지와 광고홍보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다. 현재 그녀는 교환 학생으로 오슬로에 거주하며, 환경과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있다. 특히 그녀는 아동복지와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다. 또한 그녀는 뮤지컬을 관람하거나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하며, 이를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엿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편집자 주)

 

노르웨이에서의 교환 학생 생활이 결정되었을 때, 저는 바이킹, 피오르드 그리고 오로라 같은 교과서 속 이야기들만 상상했습니다. 그러나 이곳에 도착하니 교실에서 배운 모든 것들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교과서에 적혀 있던 “노르웨이 사람들은 키가 크다.”라는 말은 사실이었지만, 그보다 더 인상 깊었던 것은 그들이 얼마나 친절하고 따뜻하며, 여유로운지를 직접 느꼈다는 점입니다. 또한, 글로만 접했던 자연은 정말로 웅장했고, 그 신비로움은 제 마음 깊숙이 파고들었습니다.

 

노르웨이에 도착한 첫 주, 오슬로에서 매년 여름에 열리는 대규모 음악 페스티벌인 øya festivalen에서 자원봉사를 했습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그곳의 모든 사람들이, 슈퍼바이저부터 페스티벌에 온 관객들까지, 자원봉사자들의 실수를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였다는 점이었습니다. 페스티벌 봉사는 처음이라 종종 실수를 했지만, 모두가 그 실수를 과정으로 여겨주었습니다. 제가 노르웨이어를 하지 못한다는 점도 전혀 문제되지 않았고, 점심과 저녁이 제공되었으며, 간식을 나눠주는 카트까지 있었습니다. 심지어 봉사자들의 건강 상태를 챙겨주는 따뜻한 배려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본문이미지

▲     ©먼데이타임스

 둘째 주에는 기숙사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인 송스반(Sognsvann) 호수에서 오로라를 목격했습니다. 찬란한 초록빛과 보랏빛이 물결처럼 하늘을 가르는 장관을 직접 보는 순간, 제 두 발로 자연 속에 서 있다는 느낌과, 자연의 웅장함에 압도당하는 기분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고요하고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자연의 웅장함과 여유로운 도시의 매력 덕분에, 저는 오슬로에 한 학기 더 머무르기로 결정했습니다.

 

밤 22시(노르웨이는 한국에서 흔히 군대 시간제로 알려져 있는 24시간제를 사용합니다.)에도 해가 밝게 떠 있던 8월의 여름 저녁은 마치 신기루였다는 듯, 썸머타임이 끝나는 43번째 주의 마지막 날(노르웨이는 1년을 주 단위로 나눕니다)이 되자마자 노르웨이의 낮은 점차 짧아졌습니다.

 

지금은 차가운 공기와 눈 덮인 풍경이 세상을 마치 동화 속 장면처럼 바꿔놓았습니다. 오슬로의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마켓인 Jul i Vinterland는 구운 아몬드, 따뜻한 글뢰그(gløgg, 노르웨이식 뱅쇼) 그리고 갓 구운 페페르카케(pepperkaker, 진저브레드 쿠키) 향기로 가득합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밝은 조명과 모닥불 덕분에 마켓은 아늑한 쉼터처럼 느껴집니다.

 

이 계절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빛의 축제, 리스페스트(Lysfest)입니다. 노르웨이 곳곳의 마을들이 촛불 행렬과 커뮤니티 모임으로 활기를 띱니다. 이 전통에 참여하면서 외국인인 저조차도 소속감을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내성적으로 보일 수 있는 노르웨이 사람들이지만, 그들의 따뜻함은 외지인인 저에게도 포용감을 주었습니다.

 

노르웨이의 크리스마스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함, 자연 그리고 함께함을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교환 학생으로서 이러한 가치를 받아들이게 되었고, 나아가 이 계절에 대한 제 감사를 더욱 깊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번 겨울은 저에게 진정한 기쁨은 작고 소소한 순간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친구들과 따뜻한 음식을 함께 요리하고 나누어 먹으며, 어두운 겨울 저녁에는 양초를 밝히고, 눈 덮인 풍경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순간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노르웨이의 휴일 전통은 단순함과 지속 가능성을 잘 보여줍니다. 집들은 과장된 장식 대신 흰색 조명, 솔방울, 양초와 같은 자연적인 요소들로 꾸며집니다. 이러한 미니멀하면서도 진심 어린 접근은 자연에 대한 존중과 편안함과 만족감을 중시하는 ‘휘게(hygge)’ 정신과 완벽히 맞아떨어집니다.

 

한 해가 저물어가면서, 노르웨이가 저에게 준 모든 것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자연과의 연결감, 새로운 우정, 그리고 휘게 정신까지. 이번 연말에는 모든 이들이 속도를 늦추고, 현재에 감사하며,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경험도 결국은 마법 같은 순간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믿어보길 권합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