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이 천신만고 끝에 개막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개막 전 승리 이래 연승을 달리고 있던 흥국생명은 지난 5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시즌 2차전 경기에서, 5세트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짜릿한 승리를 거두었다.
이로써 지난 10월 19일 강호 현대건설과의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산뜻하게 출발한 흥국생명이 연승 숫자를 ‘12’로 늘렸다. 아울러 구단 단일시즌 최다 연승인 13승에 한 걸음 다가섰으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최다 연승기록인 15연승(현대건설) 기록도 가시권에 두게 됐다.
흥국생명은 이날 승리로 시즌 12승 무패, 승점 34점을 기록하면서 2위 현대건설(9승 3패, 승점 27)을 승점 7점 차로 따돌렸으며, 1, 2라운드 전승과 함께 선두 수성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이 경기에서 데뷔 19주년을 맞이한 에이스 김연경이 제 몫을 톡톡히 해줬다. 김연경은 팀 내 최다 28득점, 공격 성공률 67.57%라는 가공할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이날 흥국생명의 초반 경기력은 1위 팀답지 못했다. 수비에서 흔들리면서 좀처럼 중심을 잡지 못했다. 1세트 흥국생명의 팀 리시브 효율은 16.67%, 공격효율은 28.13%에 그쳤다. 이날 경기 전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던 아본단자 감독의 걱정이 빈말이 아니었다.
IBK도 공격효율이 28.57%로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흥국생명보다는 좀 더 나았다. IBK의 아포짓 스파이커 빅토리아는 7점으로 흥국생명을 몰아세웠고, 황민경도 블로킹 득점 2점과 서브 득점 1점을 포함한 6점을 보태면서 1세트를 챙겼다.
흥국생명은 2세트에 조금 살아났지만, 주포 빅토리아를 막지 못했다. 빅토리아는 2세트에만 11득점(공격 성공률 71.43%)의 놀라운 활약을 펼쳤으며, 공격 점유율이 43.75%에 이를 정도로 홀로 공격을 이끌었다. 흥국생명에서는 김연경과 외국인 아포짓 스파이커 투트쿠가 버텼지만 IBK의 공격을 막지 못했다.
흥국생명 선수들의 몸이 풀리기 시작한 건 벼랑 끝에 몰린 3세트였다. 역시 에이스 김연경이 나섰다. 김연경은 3세트에만 8점(공격 성공률 72.73%)을 올리며 팀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투트쿠도 블로킹 득점 1개를 포함해 4점으로 거들었다. 신바람을 낸 흥국생명은 4세트를 손쉽게 가져오면서 결국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5세트. 흥국생명에서는 다시 한번 김연경이 나섰다. 6-7로 뒤지던 5세트 중반 오픈 공격과 블로킹을 연달아 성공하면서 삼산체육관의 분위기를 최대치로 상승시켰다. 흥국생명에서는 김연경(28득점)과 투트크(22득점), 아웃사이드 히터 정윤주(15득점)의 ‘삼각 편대’가 65득점을 합작했다. 또한, 또 한 사람의 연경(신연경 리베로)이 뛰어난 수비력을 보여주었으며, 미들브로커 피치가 간간이 속공과 블로킹을 힘을 보태고, 세터 이고은도 안정된 볼 공급 능력을 보여주었다.
경기의 치열함은 김호철 감독과 아본단자 감독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설전을 벌인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경기를 통해 흥국생명은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승부처에서 무너지지 않는 ‘위닝 멘탈리티’를 갖춘 팀으로 성장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 후 “불행하게도 지난 주에 완전체로 훈련을 잘 못한 부분이 있었다. 좀 더 쉬어주는 걸 택하기도 했는데, 경기를 시작하니 잘 되지 않았다.”며, “준비 자체를 원하는 방식으로 못했다. 잘되지 않았던 부분이 블로킹과 수비니까, (2세트 끝나고) 좀 더 개선하자고 했다. 그 이후에 잘됐고 디테일한 부분이 나아지면서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사실 흥국생명은 2024-2025 시즌을 앞두고 '우승후보'로 거론되지 못했다. 김연경이 건재하지만, 선수 구성이 크게 변한 데다 타 구단을 압도하는 전력을 구축하지 못했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시즌 개막 후 1, 2라운드 전승을 따냈다. 흥국생명이 높이 평가되는 이유다. 앞으로 ‘식빵 언니’ 김연경의 승리 환호성은 언제까지 지속될지 궁금하다.
#흥국생명 #김연경 #프로배구 #V리그 #12연승 #식빵언니 #배구경기 #IBK기업은행 #팀워크 #위닝멘탈리티
<저작권자 ⓒ 먼데이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