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 베이커는 미국 공군의 산업보건 및 안전 관리자로 일하는 전문가이다. 그는 보이시 주립대학교(Boise State University)를 졸업한 후 국제교육 분야에서 일했으며, 이후 한국, 중국, 칠레, 조지아 공화국, 말레이시아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여러 해를 보냈다. 현재는 아내와, 진돗개와 시베리안 허스키 계통 각각 50%인 혼혈 강아지와 함께 알래스카에 거주하고 있다. (편집자 주)

어떤 이들은 알래스카는 단순히 미국의 49번째 주가 아니라 그 이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알래스카는 하나의 '마음가짐'이다. 그렇다면 알래스카 사람들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사람에 따라서 평생을 알래스카에서 살아도 알래스카 사람이 될 수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이들은 발을 내딛는 순간 알래스카 사람이 된다고도 말한다. 알래스카의 마음가짐을 갖는 것은 외부인에게는 극단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일들을, 알래스카 사람들에게는 일상의 일부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알래스카의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는 몇 가지를 소개한다.

먼저 알래스카의 여름이다. 여름이 되면 방문객들은 자연을 좋아하는 자신과 재회하거나, 대도시의 바쁜 생활에서 벗어나 낚시, 하이킹, 카누, 캠핑, 고래 관찰, 부시플레인 관광 등으로 일상을 달래곤 한다. 모험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버킷리스트를 한 단계 끌어올릴 기회가 된다. 해처 패스(Hatcher Pass)에서 해발 수천 피트 위를 패러글라이딩하거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빙하를 가로지르는 도전적인 하이킹에 나서거나, 또는 북미에서 가장 높은 산인 디날리(Denali) 정상에 오를 수도 있다. 해발 6,190.5m(20,310피트)에 달하는 디날리는 그야말로 경이로울 정도로 웅장하고 높다.

알래스카 주민들에게 알래스카의 시원한 여름날은 해가 길게 드리워지는 시기로, 늦은 밤까지 정원을 가꾸거나 ATV(전지형 다용도 차량)를 타고 고대 시트카 숲길을 누빌 수 있는 기회를 베풀어준다. 흥미롭게도, 앵커리지, 이글 리버, 썬더버드 폭포, 파머, 와실라, 메도우 레이크, 탈킷나와 같은 알래스카 남중부 지역에서는 5월부터 7월까지 18~20시간, 특히 하지에는 20시간 이상 햇빛을 즐길 수 있다. 세워드(Seward)에서 멋진 자정의 석양을 보고 싶다거나, 케나이 반도(Kenai Peninsula)의 러시아 강에서 식사 때 먹을 고기를 잡고자 한다면, 알래스카의 여름은 이들을 불빛에 이끌리는 나방처럼 알래스카로 불러들인다.   

이곳에서의 낚시는 단순한 스포츠 그 이상이다. 많은 주민들에게 넙치와 연어 낚시는 최고의 식료품 쇼핑과도 같다. 이곳의 낚시 경험은 언제나 가족, 친구들과 캠프파이어를 즐기면서 함께 나눌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알래스카의 여름은 주민들이 무릎까지 오는 장화를 신고, 진흙투성이의 산길을 헤치며 꿀, 잼,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데 쓸 야생 블루베리을 따고, 풍성하게 자라는 파이어위드 (fireweed) 꽃을 모으는 시기이다.

그렇다면 알래스카의 겨울은 어떤가? 알래스카의 겨울은 매년 주민들이 고대하는 즐거운 일들을 누리게 해준다. 눈 덮인 시트카 숲길을 스노모빌로 질주하거나, 스노슈잉, 스키, 얼음낚시, 스케이팅, 하키, 컬링을 즐기고, 세계적인 이디타로드 개썰매 경주(Iditarod dogsled race)에 참가하는 이 지역의 유명 선수들을 응원할 수 있다. 이 개썰매 경주는 와실라(Wasilla)에서 놈(Nome)까지 약 1,000마일(1,606km)에서 펼쳐진다.

겨울이 주는 숨겨진 매력 중 하나는, 자연이 선사하는 환상적인 빛의 향연인 북극광(Aurora Borealis)을 감상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따뜻한 벽난로 옆에서 가족 및 친구들과 게임을 하거나, 퍼즐을 맞추거나, 아니면 여름에 수확한 작물과, 여름 내 잡은 잡은 생선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이 시기에, 곰들은 여름 동안의 활동을 멈추고 동면에 들어가며, 우리 주민들은 뒷마당이나 도로에서, 또는 주노(Juneau)와 앵커리지(Anchorage) 같은 대도시에서도 자주 나타나는 무스와 스라소니를 보면서 겨울을 보낸다.

요컨대, 알래스카로 옮겨와 사는 사람들에게 이곳에서의 삶은 한때 '극단적'이라고 여겨졌던 것들이 점차 일상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풍부한 상상력의 축복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에게조차도 알래스카는 상상 그 이상으로 독특하고 놀라운 곳이다. 그러면서도, 알래스카는 여러분들이 생각한 것보다 더 평범하기도 하다. 내가 알래스카에서 배운 것은 우리는 그저 자연의 뒷마당에 잠시 머무르는 존재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야생을 길들이려고 하기보다는 공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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