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호쿠대학(東北大學)은 1907년 개교 이래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쌓아온 국립대학이다. 2023년, 이 대학은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 118년 만에 처음으로 외국인 교수가 이 대학의 국제문화대학원(연구과) 대학원장으로 선출된 것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유정수 교수. 한국인으로, 일본의 자원순환형 사회환경시스템 분야에서 독보적인 연구를 이어온 그는, 연구자이자 교육자로서 일본 사회에서 깊이 뿌리내렸다.
본지는 유정수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걸어온 여정과 교육 철학, 그리고 인류가 마주한 지속 가능성의 문제에 대한 그의 통찰을 들어보았다. 인터뷰는 줌으로 진행되었다.
Q. 교수님께서는 도호쿠대학 개교 118년 만에 최초의 외국인 대학원장으로 취임하셨습니다. 소감과 함께 도호쿠대학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과 출신이고 이번에 맡은 곳은 문과 계열 대학원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평가를 받기가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 연구 성과나 학생 지도를 높이 평가해 주신 덕분에, 선거를 통해 대학원장(연구과장)에 선출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무엇보다도 일본의 구제국대학 중 하나인 도호쿠대학에서 최초의 외국인 연구과장이 됐다는 점이 개인적으로도 매우 의미 있고 기쁜 일입니다. 동시에 이 결정을 내린 도호쿠대학도 하나의 ‘결단’을 내린 것이라 생각합니다.
도호쿠대학은 일본에서 세 번째로 설립된 국립대학(구제국대학)입니다. 도쿄대학이 첫 번째, 교토대학이 두 번째, 그리고 도호쿠대학이 세 번째로 설립되었어요.
일본 내에서는 굉장히 이른 시기에 설립된 지역 거점 국립대학으로 지금도 국가의 집중적인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 대학이 위치한 도호쿠 지역은 일본 내에서도 비교적 낙후된 지역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만큼 이 지역의 중심 역할을 도호쿠대학이 맡아왔고, 동일본대지진 이후에도 대학의 역할은 매우 컸습니다. 그런 활동들이 평가를 받아 지난해 12월에는 도쿄대학보다 먼저 ‘국제 탁월 연구대학’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이는 일본 정부가 향후 25년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국가 최고 수준의 연구대학이라는 뜻입니다.
Q. 대학원장 선거에서 동료 교수님들이 교수님의 어떤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외국인이라는 점 때문에, 사실 처음에는 동료 교수님들 사이에서 조금은 꺼려하는 분위기도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곳 도호쿠대학 대학원에서 25년 동안 연구를 해왔고, 그동안 쌓아온 실적과 역할들이 결국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제가 소속된 곳은 ‘국제문화연구과’인데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문과 계열 대학원입니다. 이 대학원이 처음 설립될 때부터 목표로 삼았던 것이 바로 문과와 이과를 융합하는 학제 간 연구였습니다. 저는 그런 방향성을 가진 전문가로서, 설립 초기로부터 7~8년쯤 지난 시점에 조교수로 채용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제가 추진하던 문·이과 융합 연구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습니다. 과연 이게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많았죠. 하지만 저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제자들을 지도하며 성과를 쌓아왔습니다. 지금은 제 제자들이 일본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성공적으로 활동하고 있고요.
또한 저는 산학연계를 통해 사회와 연결된 실질적인 연구를 추진해 왔고, 그 과정에서 상당한 연구 성과를 거뒀습니다. 세계적인 톱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고 있고, 외부로부터 기부금, 민간기업과의 공동연구도 많이 유치해 왔습니다. 이러한 성과들이 결국 저의 융합 연구가 실질적인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봅니다.
Q. 서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학업과 연구를 이어 오셨는데, 일본에서 교수로 자리 잡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사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 보다는, 저는 원래 일본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한국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했었는데요, 당시 한국이 도시를 만들거나 도시계획을 세울 때 일본을 많이 참고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정작 저희 한국 교수님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으신 분들이셨어요.
그래서 교수님들께서 미국의 도시 시스템을 기반으로 가르치셨지만, 저는 그 방식이 한국의 실정과는 맞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보다 현실에 맞는 도시 연구를 하기 위해 일본으로 유학을 결정하게 되었죠.
일본에서 연구를 하다 보니, 한국과 유사한 사회적·도시적 환경 덕분에 실제로 한국에 적용 가능한 연구가 많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물론 일본에도 단점이 있고, 한국에도 장점이 있기 때문에 양쪽의 사례를 융합해서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 오히려 한국인으로서의 강점이라 생각하게 되었고요.
박사학위를 취득했을 때 IMF 사태가 터져서 귀국을 망설이고 있었는데, 때마침 2000년에 일본에서 ‘순환형 사회 형성 추진기본법’이라는 재활용과 리사이클 관련 대형 법안이 제정되었고, 이를 계기로 일본 사회 전반에서 폐기물과 재활용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그 당시 일본 내에서도 제 전공 분야를 깊이 있게 연구한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자연스럽게 주목을 받게 되었고, 젊은 나이에 일본의 주요 대학에서 조교수로 임용되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Q. 교수님의 주요 연구 분야인 자원순환형 사회환경시스템과 관련해, 현재 가장 주목해야 할 연구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금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과제는 무엇보다 기후변동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는 곧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이라는 이슈와 직결돼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원 재활용과 자원순환이 굉장히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철을 생각해보면, 철광석에서 철을 새로 생산할 때 막대한 양의 탄소가 배출됩니다. 하지만 기존에 사용된 철을 스크랩(scrap) 형태로 모아 재활용하면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자원순환은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제가 특히 강조하고 싶은 점은, 자원순환과 탄소중립을 개별적인 이슈로 분리해서 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통합해 연구하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석유, 철광석, 플라스틱 같은 자원들은 대부분 한정된 자원이자 탄소 배출과도 연결된 소재들이기 때문에, 이들을 어떻게 재활용하고 대체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중요한 연구 과제가 됩니다.
장기적으로는 지금 사용하고 있는 자원들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자원을 어떻게 개발할지, 그리고 그 대체 자원들을 어떻게 순환 가능한 시스템으로 설계할지에 대한 연구가 매우 중요합니다. 저 역시 이런 테마의 연구를 지속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전환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Q. 자동차 리사이클링, 도시광산, 재해 폐기물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오셨는데, 그중에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연구는 어떤 것이었나요?
제가 자원 재활용과 폐기물 처리 분야에서 연구를 시작한 지 30년이 넘었습니다. 자동차, 소형 가전, 플라스틱 등 거의 모든 폐기물과 리사이클링 관련 주제를 다뤄봤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보람을 느꼈던 연구는 ‘재해 폐기물’ 관련 연구였습니다.
특히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했을 때, 그 피해 규모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당시에는 건물, 자동차, 전자제품, 플라스틱 등 거의 모든 폐기물이 단 한순간에, 그것도 엄청난 양으로 발생했습니다. 제가 연구해오던 모든 폐기물 주제가 한꺼번에 실제 상황으로 나타난 것이죠.
지진 직후에는 제 차조차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어서 자전거를 타고 피해 지역을 직접 찾아가 현장조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재해로 발생한 폐기물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다시 자원으로 순환시켜 복구에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이어갔습니다.
이 과정이 저에게는 큰 의미 있었고, 특히 기억에 남는 건 피해 지역의 초등학생들입니다. 저는 그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지금까지 14년째 환경교육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폐기물 처리에 대한 교육이었지만, 점차 지속가능성과 지역 복구, 그리고 인구 감소 속에서 피해지역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대한 내용으로 확대되었죠.
Q.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와 관련한 연구도 활발히 하고 계신데, 특히 강조하고 싶은 지속 가능성 관련 정책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지속 가능성이라는 주제는 단기적인 관심이나 일회성 정책으로 끝날 수 없는 장기적 관점의 과제입니다. 특히 저는 다음 세대에 대한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생이나 성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어린 시기부터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이해과 의식을 키우는 교육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속 가능성과 관련해 우리가 흔히 접하는 주제로는 기후 변화, 탄소 중립, 순환경제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지구적인 글로벌 이슈입니다. 그런데 이 글로벌 이슈들은 지역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과 직결되어 있어요. 우리가 사는 동네의 쓰레기 처리 문제, 에너지 소비 습관 같은 작고 일상적인 일들이 지구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을 키워야 합니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점은 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의사결정의 중요성입니다. 예를 들어 전기차에 대해 “친환경적이다”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보급하자는 목소리가 있지만, 전기차 생산과 운용에 들어가는 자원확보과 에너지, 폐기물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으면 또 다른 환경문제를 낳을 수 있습니다.
현재는 AI 기술과 데이터 분석 역량이 크게 발전했기 때문에, 이러한 글로벌 이슈들에 대해 정확한 데이터와 분석을 바탕으로 신뢰할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거짓 정보, 혹은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너무 많아서 판단이 흐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책이 유행처럼 번졌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때로는 특정 기술에 대한 오해로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속 가능성 정책이 단지 폐기물 처리나 자원 순환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공감하고 논의해야 할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의, 그리고 다음 세대에 대한 교육이 결합되어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실질적 진전이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Q. 교육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이나 가치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실 저는 처음부터 연구자나 교육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던 건 아닙니다. 일본에 처음 왔을 때는 오히려 기업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박사 학위를 마친 뒤, 1년간 친구와 함께 리사이클 관련 벤처 회사를 운영했었죠. 당시에는 재활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아직 낮았고, 폐기물 처리 산업이 다소 음성적인 이미지와 연결되던 시기여서,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 경험 끝에 ‘이 길은 아직 이르다’는 판단을 내리고, 연구자로서 다시 방향을 잡게 되었습니다. 그게 계기가 되어 대학에서 자리를 잡고 연구와 교육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교육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연구’를 하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도 현장을 자주 찾습니다. 플라스틱 선별 장치도 개발하고, 동시에 생산자나 소비자 행동과 환경 의식을 분석하는 사회과학적인 연구도 병행합니다. 문과와 이과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적 시각으로 연구와 교육을 해오고 있고, 실생활이나 산업현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자, 어떤 분야에 가더라도 자신의 전공분야를 잘 살려서 성공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건, 저는 언제나 데이터와 증거에 기반한 연구를 중시합니다. 다른 분야의 학자들이나 기업 관계자들이 제 연구를 보며 “이건 실질적이다, 현장에 기반했다”고 말해줄 때가 많습니다. 이는 제가 지금까지 산학 연계와 국제 공동연구를 활발히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젊은 분들께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유행을 좇지 말고,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 몰두하라는 겁니다. 유행은 금방 사라지지만, 진정으로 좋아하고 몰입한 분야는 반드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제가 폐기물 연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한국에는 관련 학회조차 없었고, 폐기물 관리나 재활용에 인식이 낮았지만,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분야가 되었습니다.
Q. 환경 정책이나 지속 가능성 연구에 관심 있는 젊은 연구자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먼저 저는 젊은 연구자들이 꼭 한국뿐 아니라 해외의 다양한 환경을 경험해보기를 권합니다. 특히 일본은 한국과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유전적으로도 가장 가까운 나라 중 하나입니다. 비슷한 점도 많지만, 막상 일본에서 생활하다 보면 놀랄 만큼 다른 점들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은 변화에 보수적인 성향이 있고, 사회 분위기가 다소 권위적이기도 합니다. 어떤 분들은 일본을 ‘답답하다’고 표현하기도 하죠. 하지만 반대로 극심한 경쟁이 없고, 남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으며, 오히려 개인의 영역을 존중하고 조용히 자신의 길을 가는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인들은 자신의 분야에 대한 장인정신과 자부심이 강합니다. 예를 들어 “나는 피아노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실제로 매우 잘 치는 경우가 많죠. 반면, 한국에서는 “조금 한다”는 말에 기대만큼 실력이 뒤따르지 않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됩니다.
이런 일본 사회에 한국의 젊은 연구자들이 들어온다면, 충분히 좋은 융합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적극적이고 창의적이며 도전적인 기질이 강하잖아요. 그런 특성은 일본 사회에서 분명히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부딪치기보다는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일본 사람들을 무시하지 않고, 실력으로 보여주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그러면 오히려 일본 사회 속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립니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해 일본 역시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센다이만 해도 베트남, 방글라데시, 인도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어요. 이런 변화 속에서 다문화 환경에 적응하고, 융합해나가는 역량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일본에 와서 생활하거나 연구 활동을 해보는 것도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꼭 일본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나라에서 활동을 해보는 건 시야를 넓히고 미래의 연구테마나 장래의 방향 설정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한국의 많은 대기업이나 정부 관계자들이 일본을 벤치마킹하러 자주 옵니다. 환경 정책이나 도시 인프라, 재해 대응 같은 부분에서 일본이 이미 겪은 경험들이 있기 때문이죠. 이런 점에서 가까운 나라 일본과의 교류는 앞으로도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젊은 연구자들이 잠깐이라도 일본에서 생활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편협한 시각을 벗어나, 실제로 부딪히고 경험해보는 것만큼 좋은 학습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일본이 생각보다 배울 점이 많고, 도전해 볼만한 나라라는 것을 느끼게 될 수도 있습니다.
Q. 최근 해외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특히 일본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요즘 일본에 관심을 갖는 청소년들을 보면,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를 좋아해서 일본에 대해 환상을 품고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등 다른 나라의 유학생들도 비슷한 경우가 많아요. 그런 계기로 일본을 접하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그 관심이 일본이라는 사회를 직접 경험해보려는 동기로 이어지는 것 자체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본 사회는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와는 또 다른 면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30여 년간 일본은 큰 변화 없이 정체된 면도 있었고, 특히 정보화 사회로의 전환이 늦은 편이었습니다. 아직도 행정 시스템이나 일상에서 아날로그적인 요소가 많이 남아 있는 사회죠.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젊은이들이 가진 디지털 감각과 기술력은 일본 사회에 매우 큰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요즘 일본도 변화를 맞이하고 있고, 특히 2024년부터는 정부 차원에서도 디지털 전환, AI 활용, 스타트업 육성 같은 정책들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특히 AI 같은 기술은 단순히 공학이나 IT 분야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분야에 걸쳐 적용 가능한 범용 도구이기 때문에, 어느 전공이든, 어떤 배경이든 AI나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와 활용 능력을 갖춘 분들이라면 일본 사회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정체되어 있었던 일본이 최근에는 뒤쳐져 있었던 국제화, 정보화, 다문화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 사회 전체가 큰 변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떻게 보면 지금부터 더 다양한 기회를 찾을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단지 일본 문화에 대한 환상에 머무르지 않고, 일본 사회의 현실과 문제점을 잘 이해하고, 그 속에서 본인의 강점을 발휘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런 준비가 된 청년이라면, 일본에서 충분히 뜻깊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유정수 교수 1967년 서울출생 1992년 홍익대학교 공과대학 도시계획학과 졸업 1999년 국립 쓰꾸바대학 대학원사회공학연구과 박사 2000년 국립 도호쿠대학 대학원국제문화연구과 조교수 2025년 국립 도호쿠대학 대학원국제문화연구과 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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