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의 충격이 본격화되고 있다. 유럽과 북미는 기록적인 산불에 시달리고 있으며,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일부 지역은 극심한 가뭄과 홍수로 고통받고 있다. 한국 역시 봄철 대형산불과 가뭄, 여름철 집중호우가 반복되며 기상이변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처럼 기후 위기로 인한 자연재해가 빈번해지는 상황에서, 탄소배출 감축과 폐기물 재활용 등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전략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일본 도호쿠대학의 유정수 교수가 제시하는 ‘자원순환형 사회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도호쿠대학이 개교 118년 만에 처음으로 선출한 외국인 대학원장이기도 한 그는, 국제문화연구과를 이끄는 동시에 공학과 환경정책을 아우르는 독창적인 연구와 실천으로 국제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유 교수는 단순한 자원 재활용을 넘어, ‘자원을 통한 사회 시스템 재설계’라는 근본적인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자원을 재활용한다는 건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넘어서, 탄소배출을 감축하고 새로운 생산구조를 만드는 일입니다. 이는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변화입니다.”
그가 개발한 기술 중 하나는 플라스틱의 고도 선별 시스템이다. 일반적인 재활용 시스템이 기계적 효율성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유 교수는 여기에 재생자원의 새로운 정의, 사람의 소비 습관, 지역 문화, 정책적 배경 등 사회적 요소까지 통합했다. 기술적 혁신과 사회적 설계가 결합된 이 접근은 새로운 산학연계와 융합연구의 모델이 되고 있다.
유 교수는 동일본대지진 당시에도 피해 지역을 자전거로 누비며 수없이 많은 재해 폐기물 현장을 조사했다. 당시 그가 수집한 데이터는 이후 일본 전역에서 재해 폐기물 처리 매뉴얼을 구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단기 복구가 아닌, 재난 이후의 ‘지속가능한 회복 시스템’을 제안한 것이다.
“재난 이후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단순한 행정 문제가 아닙니다. 폐기물은 곧 자원이고 에너지이며, 이들이 다시 환경재생과 탄소배출감소에 공헌하게 됩니다. 위기를 겪을수록 리스크 관리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접근 방식은 더 정교해져야 합니다.”
그의 자원순환 접근법은 연구실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일본 내 초중등학교를 직접 찾아가 환경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로 그 활동이 14년째다. 유 교수는 이 교육이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미래 세대가 자원과 환경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지역사회의 문제해결과 생활 기반의 전환 교육’이라고 말한다.
한편, 유 교수는 최근 한국, 일본, 중국, 몽골,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각국과 협업을 통해 국제적인 자원순환 거버넌스 구축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자원의 흐름은 국경을 넘어서 움직입니다. 순환 시스템도 글로벌하게 설계돼야 하며, 기술과 정책, 문화가 함께 가야 합니다.” 그는 특히 한국과 일본의 산업구조와 소비 패턴이 비슷한 만큼, 동북아 차원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는 어느 때보다 복합적이고 통합적인 해결책을 요구받고 있다. 유정수 교수는 기술, 정책, 교육을 아우르는 ‘자원순환형 사회’가 그 해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정부나 기업이 아닌, 바로 일상의 작은 실천과 시민 인식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원 순환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닙니다. 인류가 이 위기를 넘어설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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