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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된 휠체어, 불가능을 넘는 선율

정채윤(경덕중학교, 2) | 기사입력 2025/07/22 [11:38]

날개가 된 휠체어, 불가능을 넘는 선율

정채윤(경덕중학교, 2) | 입력 : 2025/07/22 [11:38]


얼마 전에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라이트주립대학교의 차인홍 교수님이 우리 학교에 오셔서 감동적인 강연을 해주셨다. 강연 뒤에 우리는 여러 가지 질문을 드렸는데, 그 가운데 특히 내 마음에 깊이 남은 질문이 있다. 바로 이것이다.  “왜 휠체어를 ‘날개’라고 표현하셨나요?”

 

교수님은 차분히 웃으며 말씀하셨다. 하체 마비는 분명 자신의 커다란 약점이었다고. 처음에는 휠체어를 '타고 다닐 수밖에 없는' 현실이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 약점이 더 이상 약점이 아니게 되었다고 하셨다. 오히려 휠체어 덕분에 이동의 자유를 되찾고, 하고 싶은 일들을 계속해 나갈 수 있었기에, 그것이 곧 자신을 세상으로 다시 날게 한 ‘날개’가 되었다는 답이었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나는 교수님이 자신을 소개하면서 하신 말씀이 다시 떠올렸다. 교수님은 소아마비만 아니었다면 키가 186cm 정도 되었을 것이라고 하셨다. 그처럼 큰 키, 일반 운동선수 못지않은 체력, 하체 마비임에도 여러 종목에서 우승까지 거둔 놀라운 기록들…. '이렇게 운동 재능이 뛰어난 분이, 마음껏 뛰지 못하게 되었을 때 얼마나 절망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교수님에 관해 설명을 들으면서 가슴에 와 닿았던 말, '하반신 마비인데도 미국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차인홍', 그 이면에, 마음껏 꽃피우지 못한 또 다른 가능성의 차인홍 교수님이 겹쳐 보였다. 물론 바이올린에서도 탁월한 재능을 살려 교수님이 되셨지만, 만약 몸이 불편하지 않았다면 어떤 운동선수가 되었을까 하는 ‘만약’의 상상이 오래도록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강연에서 교수님은 여러 경기 대회 우승 경험을 들려주시며 “정말 불가능이라는 게 있을까?”라고 우리에게 되묻는 듯한 삶의 궤적을 보여주셨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내가 매일 같이 변명하며 미뤄 온 일들을 떠올렸다. 우리 세대는 중학교까지 무상으로 의무교육을 받는다. 그런데도 친구들 중에는 “학교 그만두고 싶다.”라는 말을 쉽게 하곤 한다. 왜 선생님들이 늘 “받고 있는 교육에 감사할 줄 알아라.”라고 말씀하시는지, 그 이유를 교수님의 삶을 통해 비로소 깨달았다.

 

생각해 보면 우리 삶에서도 그렇다. 남이 받지 못하는 어떤 혜택을 우리가 누릴 때, 우리는 때때로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거나 심지어 더 받지 못해 불평까지 한다. 그 상황에서 노력해 온 사람의 마음은 얼마나 답답하고 화가 날까. 내가 그 기회를 빼앗아 버리는 셈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장애를 품고도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미국 대학의 교수가 되기까지 길을 만든 차인홍 교수님에게서 나는 여러 아름다운 말들을 떠올렸다. “꺾이지 않는 희망.”,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가능은 없다.”. 그날 이후 내게 ‘불가능’이라는 단어는 예전과 전혀 다른 의미가 되었다.

 

정채윤 (청주 경덕중)

교수님의 강연 중에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이올린 연주였다. 곡마다 사이사이에 들려오는 교수님의 이야기, 그리고 활이 만들어 내는 소리가 어린 시절 바이올린을 좋아하던 나를 옛날로 데려갔다. '내가 그만두지 않았다면 저 곡을 지금 연주하고 있었을까?' 하는 어리석지만 솔직한 후회도 잠깐 스쳤다.  

 

그러나 그 순간 무엇보다 크게 느낀 것은, 오래 잠자고 있던 내 마음속의 불씨가 다시 붉게 타오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불씨가 바로 교수님이 우리에게 선물한 ‘날개’가 아닐까 싶다.

 

#차인홍 #청주경덕중 #바이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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