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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해석에서 시작되는 미래 ... 세종 WHIPIC 방문기

김수민, 유소희, 최윤서 (대전외국어고등학교, 스페인어과) | 기사입력 2025/08/11 [09:12]

문화유산, 해석에서 시작되는 미래 ... 세종 WHIPIC 방문기

김수민, 유소희, 최윤서 (대전외국어고등학교, 스페인어과) | 입력 : 2025/08/11 [09:12]
  • 문화유산의 가치는 보존만이 아닌 ‘해석과 공유’를 통해 완성된다.
  • 유산 해석은 역사적 사실을 넘어 사회적 통합과 참여를 이끄는 과정이다.
  •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역량은 타문화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태도다.
  • WHIPIC 방문은 세계시민 의식을 키우는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문화유산은 단지 오래된 유물이나 유적지가 아니다. 그것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살아 있는 이야기이자, 공동체의 기억과 정체성이 담긴 소중한 자산이다. 그러나 문화유산은 단순히 보존만으로 그 가치를 온전히 실현할 수 없다.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며, 공유하느냐가 유산의 진정한 의미를 되살리는 핵심이다. 그리고 바로 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이 세종시에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국제해석설명센터(WHIPIC)가 그곳이다.

 

지난 7월 11일, 대전외국어고등학교 유네스코 동아리 학생들은 진로 체험의 일환으로 WHIPIC을 방문했다. 평소 유네스코 동아리 활동을 통해 국제기구의 역할과 활동에 대해 익숙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방문을 통해 나는 그동안 문화유산의 의의보다 UNESCO의 국제적 위상과 행보에만 집중했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현장에서 실무자들과 깊이 있는 소통을 나누며, 유네스코 세계유산 협약의 구조와 배경, 그리고 유산 해석의 실제 방식을 직접 배우는 경험은, 국제사회가 문화유산을 왜 그토록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1972년에 채택된 세계유산 협약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문화유산의 파괴에 대한 깊은 반성에서 출발했다. 이 협약은 인류 보편의 가치를 지닌 유산을 국제 협력을 통해 보호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해석’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고 있다. 유산 해석이란 단순한 역사적 사실의 나열을 넘어, 시대적 맥락과 사회 변화 속에서 유산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말한다. 최근에는 공동체 참여형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큐레이션 방식으로까지 확장되며, 해석은 단순한 설명을 넘어 사회적 통합과 참여를 이끄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가 방문한 WHIPIC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문화유산의 ‘해석과 설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유네스코 카테고리 2 센터다. 이곳에서는 유산 해석의 편향 가능성에 대한 경고와 함께, 다양한 시각을 균형 있게 담아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제 사례를 통해 보여주었다. 예컨대, 일본 군함도 산업유산 등재 논의에서 노동자와 지역 주민의 삶을 어떻게 포함시킬 것인가 하는 국제적 쟁점은, 문화유산이 특정 집단의 역사가 아닌 모두의 기억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아울러 세계유산 제도의 한계와 개선 방향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일부 유산은 정치적·외교적 이해관계에 따라 등재가 추진되거나 좌절되는 경우가 있으며, 기준 적용이 일관되지 않는 사례도 존재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유네스코는 해석 교육과 지역 참여, 유산 축전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제도의 본래 취지를 되새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무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은 국제기구의 역할과 현실을 더욱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국제기구에서 일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돌아온 답변은 특히 인상 깊었다. 언어 능력이나 협상 전략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타문화를 이해하고 공감할 줄 아는 겸손한 태도와 감정적 유대라는 것이다. 실력은 노력으로 키울 수 있지만, 태도는 진정성에서 비롯된다는 이 메시지는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우리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WHIPIC은 문화유산, 교육, 국제이해에 관심 있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열린 공간이다. 문화유산을 ‘소유’가 아닌 ‘공유’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해석을 통해 그 의미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한다면, WHIPIC은 그 여정의 훌륭한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세종 WHIPIC 방문은 참여한 모든 학생들에게 단순한 견학이 아니라, 더 나은 세계를 함께 상상하고 실천하는 진정한 세계시민으로 나아가는 의미 있는 한 걸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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