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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늘리기만 하면 되는 걸까?

인성과 사회성을 갖춘 청소년을 기르기 위한 제안

유철 편집국장 | 기사입력 2025/08/13 [07:34]

인구, 늘리기만 하면 되는 걸까?

인성과 사회성을 갖춘 청소년을 기르기 위한 제안

유철 편집국장 | 입력 : 2025/08/13 [07:34]


요즘 우리 사회는 학자든, 행정기관 근무자이든, 일반인이든 너나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인구 감소와 소멸 문제를 걱정하며, 해결책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유별나게 급격히 낮아지고, 시골에서는 농사를 지을 젊은 사람이 없고,  수많은 학교가 신입생이 없어서 문을 닫고, 수많은 대학이 존폐의 위기를 논하고 있다. 물론 우리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모두 출산 장려금, 주거 지원, 육아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예상되는 위기를 막으려고 애를 쓰고 있다.

 

이처럼 모두가 해결책을 찾으려고 골몰하고 있는 인구 문제는 국가의 미래를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흐름 속에서 어쩌면 인구 소멸만큼이나 중요한 것 하나를 지적하고 싶다. 우리나라의 인구 문제 못지않게 걱정해야 할 일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인성과 사회성에서 발견되는 문제이다. 필자는 이것을 위기라고까지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우리가 걱정하면서 대책을 마련하려고 애써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미래를 살아갈 청소년들은 예전에는 생각도 못해본 다양한 정보와 기술에 둘러싸여 자라고 있다. 스마트폰, 인터넷, 인공지능 등의 환경 속에서 이전 세대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알고 있고, 훨씬 빠르게 익힌다. 이제 어른들은 이들에게서 이런 분야에 관한 한 이들을 가르칠 수 없고, 오히려 여러 가지 것들을 이들에게서 배워야 한다. 그런데 이런 영민한 젊은 청소년들이 안타깝게도 친구를 사귀고, 타인과 대화하고, 공동체 속에서 자신을 조화시키는 능력은 예전만 훨씬 못한 것 같다. 못하다기보다는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그럴 기회를 마련해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우리 청소년들은 학교 안에서조차 서로 깊은 대화를 나누기보다, 각자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쉬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까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지만 차츰 누군가에게 말을 걸기 어려워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거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능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런 속에서 외롭게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버리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고, 이로부터 다른 나라 청소년보다 낮은 행복지수라든지, 또는 상대적으로 높은 자살율이라든지하는 여러 가지 사회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런 우리나라 청소년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모습들은 결코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청소년들의 현재 모습은 우리 사회와 가정이 이들에게 제공한 여러 가지 요소들이 체화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교육 문화 등에 대해서 지적을 하고 있고, 필자를 포함해서 한국 사회와 가정의 많은 부모들이 이제는 반성해야 하고,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자녀들에게 '좋은 성적을 받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의식, 무의식적으로 끊임없이 주입하고 있다. 학교 역시 변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고, 상당히 많은 선생님들이 기존의 학교 문화와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서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시험 중심 교육과 입시 경쟁에 매몰되어 있다. 학생들은 방과후와 주말에 여전히 자신들이 좋아하는 여러 가지 것들을 시도해볼 여유를 갖지 못한 채로 보습학원으로, 보충학습을 도와주는 방송매체에 자발적으로 또는 피동적으로 끌려다니고 있다.

 

유네스코는 2021년에 국제미래교육위원회(International Commission on the Futures of Education)에서 발간한 「함께 그려보는 우리의 미래(Reimaging Our Futures Together - A New Social Contract for Education)」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서, 협력과 연대, 변혁적 교육과 공감 등 미래의 우리 청소년 교육을 위한 기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보고서가 제안하는 교육의 방향에서 볼 때 우리의 교육현실은 어떠한가? 많은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보고서가 제안하는 기본 방향에 대해서 공감하는 가운데, 우리 교육의 현실이 이러한 요구를 반영하고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는 살펴봐야 할 일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청소년들은 친구와 잘 어울리며 함께 협력하면서, 우리 사회가 제공하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시야를 확장해가고 있는 것일까? 우리 사회는 많은 사람들이 외치고 있는,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능력, 의사소통능력, 창의적 사고, 공감능력, 변혁적 사고와 같은 능력을 과연 잘 제공하고 있는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부모님, 학교 안팎의 교육자, 정책 입안자와 실행자 등 우리 모두가 더 한번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그런데 필자의 눈에 보이는 모습은 이러하다. 우리 청소년들은 학교 성적에 몰두하게 되면서, 자신들이 속한 학교 밖 사회나 다른 나라 등 세계와 세계적 문제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뉴스에 무관심하고, 환경이나 인권 등과 같은 공공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청소년들이 많은 것 같다. 가정이나 학교 안팎에서 자율성과 참여, 책임감을 함양할 기회도 매우 부족한 것 같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인구를 늘리는 데는 어쩌면 성공할 수도 있겠지만, 그 늘어난 미래 세대들이 사회가 원하는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하지 못하게 되지 않을까 크게 염려가 되는 것이다.

 

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학교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는 지금 학교 밖에서 청소년들의 사회성과 감성을 키워주는 다양한 교육기관, 예를 들면 청소년센터나 문화의집, 지역 커뮤니티센터 등 다양한 교육기관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 학교 외 교육기관과 학교 간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우연한 계기로 수년째 이들 학교 밖 교육기관의 교육활동 프로그램에 관여하고 있다. 이런 학교 외 교육기관 공간에서 우리 청소년들이 또래 친구들과의 소통, 다양한 체험 활동, 지역 사회 참여 경험 등을 통해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삶의 기술을 익히고 있는 모습을 자주 접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부모들이나 학교 교사와 교육행정기관에서는 학교 외 교육기관에서 어떤 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이들은 학교 외 교육기관의 교육 활동을 '단순한 취미 활동', 평범한 '돌봄센터'에서 이루어지는 그저 그런 교육 프로그램, 아니면 심지어 그냥 ‘시간을 흘려 보내는 것' 정도로 치부하며, 교육적 의미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정부 역시 이들 교육기관의 활동에 대하여 그 의미와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예산 삭감 대상이나 행·재정적 지원 후순위로 여기는 듯하다.

 

필자는 이제는 학교 교육 활동과 학교 외 기관이나 지역사회의 교육 활동이 지금보다 훨씬 더 긴밀하게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마을의 도서관이나 주민센터에서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교와 연계된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지역 문제를 조사하고, 직접 해결책을 모색해 보는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다. 또래와 협동하는 연극 수업, 지역 노인들과 함께하는 역사 인터뷰, 환경 개선 캠페인 등도 좋은 예이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지금은 전에 비해서 이런 활동을 시도하는 학교 선생님이나 주변의 학교 외 교육기관 담당자들이 많이 보인다는 점이다. 필자는 그동안 실제로 그들이 어떤 활동을 어떻게 하는지 꽤 여러 번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독자 여러분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이분들이 열정과 소신을 가지고 청소년들과 함께 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이분들의 교육 활동은 청소년들이 살아 있는 지식을 실제 삶과 연결시키고, 진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기반이 된다. 교육은 단지 교실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학교 바깥에서도 충분히 교육적 경험이 가능하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는 학교나 청소년 기관만의 노력으로는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가 청소년 활동 예산을 확대하고, 각 지역에 청소년 문화 거점을 확보해 주는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와 학교, 학부모가 함께 협력하여 청소년에게 다양한 사회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기업과 지역 전문가들이 멘토링이나 체험 기회를 제공하며, 사회 전체가 청소년의 성장을 함께 책임진다는 의식도 필요하다. 어른들의 이런 책임감 있는 태도가 결국 청소년들의 내면을 지지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가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것은 단지 아이를 많이 낳게 하는 것만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아이로 자라게 할 것인가, 그리고 어떤 사회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키울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인구 수만 늘어난다고 해서 건강한 사회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청소년들의 인성과 사회성, 공동체 의식을 함께 키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구 문제의 해법은 단지 출산 정책이 아니라, ‘사람을 제대로 키우는 사회’로 전환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우리에게 미래가 있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인구 #청소년 #출산 #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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