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아닌 생각으로 보는 예술—개념미술의 세계“벽에 붙은 바나나가 왜 예술인가?”— 미술의 진짜 가치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코미디언'-대표적인 개념미술 작품 [박예은 제공]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길 위에 떨어진 종이 한 장마저도 무한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이 깃든 사회에서, 그러한 흐름을 주도한 것은 바로 개념미술이다.
개념미술은 비관습적인 방법으로 예술을 창작하고, 외관보다 의미를 중시하는 미술 사조로, 20세기 중반의 첫 등장 이후로 현대에 이르기까지 예술계를 파격적으로 장악했다.
이렇게 파격적이고, 관습에 동떨어진 개념미술 작품들은 대중에 의해 비판받기도 한다. 하지만 개념미술의 의미적 깊이, 비상업성, 그리고 예술적 기준의 부합성으로 인해 이것은 개념미술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과소평가라고 볼 수 있다.
개념미술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는 그것의 단순함이다. 대표적인 예로, 이탈리아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은 벽에 테이프로 붙은 바나나의 형태이다. 이는 작품의 외관적 단순성으로 인해 개념미술을 풍자하는 아이콘으로 사용되곤 한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단순한 장난이 아니다. 작가에 따르면, 이 작품에 사용된 바나나는 자연을, 그것을 붙잡고 있는 테이프는 인공 산업을 상징한다. 이 작품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연이 공업에 종속되는 구조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개념미술의 제작 과정 자체는 단순할 수 있지만, 작품의 의미를 설계하는 데는 깊은 사유가 요구된다. 바로 이러한 심오한 아이디어가 개념미술의 가치를 결정한다.
또 다른 오해는 개념미술이 상업적인 방법으로 창조되고 소비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러 개념미술 작품들은 실제 재료비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고가에 팔리고 있으며, 이것은 개념미술의 상업성에 의해 많은 논쟁을 재기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의 유명한 개념미술가들 중 대다수는 초기에 대중의 취향에 맞지 않는 자신만의 방식을 고수하며,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나갔다. 이는 개념미술가들의 동기가 단순한 부와 명예를 위함이 아님을 보여준다.
아울러, 개념미술은 고전적인 예술의 기술에서 탈피했지만, 예술의 본질에서는 전혀 탈피하지 않았다.
흔한 현대미술의 무질서한 형식은 고전적인 예술 작품의 기준과 매우 동떨어져 있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그것이 개념미술에서 예술성을 부정하는 요인이 될 수는 없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아름다움은 대상의 속성이 아니라, 대상을 보는 우리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작용이라고 평가했다. 즉, 아름다움은 시각적으로 절대적인 존재가 아니라, 개개인의 기준에 따라서 달라지는 상대적인 감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가 사람을 외모가 아니라 내면적 특성에 따라 평가하는 것과 유사하다. 특히 예술에서 이것은 개념의 복합성과 아름다움의 상관관계와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예술사에서는 바로크에서 고전주의, 사실주의에서 인상주의처럼 시대가 흐르며 미의 기준에 많은 변동이 있었지만, 의미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인간의 본능은 변화하지 않았다. 현대에 이르러, 새로운 예술적 기법이 발달하며 개념미술의 범위는 점차 확장되고 있다.
마무리하자면, 대중의 생각과 달리 개념미술의 진정한 가치는 개념의 복잡성, 예술적 본질성, 그리고 창작의 진정성을 통해 나타난다. 개념미술 감상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세계의 이면 속으로 우리를 안내하고, 우리의 세계를 넓혀 간다. 개념미술에 대한 심층적인 관심은 우리가 세계를 보는 방식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미술 #개념미술 #박예은 <저작권자 ⓒ 먼데이타임스 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예술 #미술 #현대미술 #개념미술 #평론 관련기사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