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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 이승만의 ‘독립정신’

민병준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3/08/30 [22:33]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 이승만의 ‘독립정신’

민병준 (논설위원) | 입력 : 2023/08/30 [22:33]



 시대가 영웅을 부르는 것인가, 영웅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것인가?  

 이제 와서 철 지난 영웅주의 역사관을 이야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이 시대에 영웅의 대접을 받는 대상은 연예인이요, 스포츠인이란 것을 모르는 것은 더욱 아니다.

 

 하지만 지난 시절 국가의 운명이 풍전등화처럼 위태로울 때, 시인처럼 날카로운 촉수로 시대의 위태로움을 감지해내며, 구국의 횃불을 높이 들고 민중을 이끌어가던 영웅들의 모습은 실로 우리 후손들의 가슴을 들끓게 한다.

 

  바야흐로 조선왕조 말기, 일본을 비롯한 주변 강대국들은 호시탐탐 한반도를 집어삼키고자 혈안이 되어 있었다. 집권층은 국가 안위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들의 권력 유지에만 급급해 있었다. 배울 기회를 상실한 민중들은 무지하여 세상의 흐름을 알지 못했다. 이때 영웅들은 선각자의 모습으로 드러난다. 그들은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여 민중들을 일깨우려 하나 민중들은 이를 깨닫지 못한다. 그러나 그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언제고 민중들이 그 외로운 외침을 이해할 때가 있으리라 믿었다.

 

  곧은 소리는 소리이다.

  곧은 소리는 곧은 / 소리를 부른다

                  (‘폭포(김수영)’ 일부)  

 

  곧은 소리를 내며, 소리를 부르던 선각자 영웅들은 이승만, 김구, 안창호 등이었다. 이들은 국가의 위태로움을 파악하는 면에서는 같았으나, 사태를 해결하는 방법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이들은 각각 외교론으로, 직접적인 무장 투쟁론으로, 교육을 통한 준비론 등으로 일제의 강점을 깨뜨리고자 각고의 노력을 전개했으며, 마침내 독립을 쟁취할 수 있었다. 이들은 난세의 영웅이었다. 이들이 있어 우리는 가슴 답답한 시대에 큰 위안을 얻게 된다. 

 

 오늘은 광복 78주년을 맞이하여, 현대사의 가장 굴곡진 시대의 한복판을 숨 가쁘게 살아갔던 청년 이승만의 ‘독립정신’을 만나보고자 한다.

 

 이승만이 ‘독립정신’을 집필하던 시기의 조선은 말 그대로 ‘바람 앞의 등불’이었다. 조선왕조의 국운이 급속하게 기울고, 일본과 중국, 러시아 등이 우리나라를 제멋대로 주무르고 있었지만, 양반 관리들은 무능하고 부패했으며, 외세를 등에 업고 권력 투쟁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거기에 백성들은 가난하고 무지했으며 무력했다. 당시 조선왕조는 사실상 이름뿐이었다. 나라의 명운을 재촉하는 바람은 거세어지는데, 조정에서는 속수무책, 조선의 등불은 그대로 꺼져가고 있었다.

 

 이 책을 쓸 때 이승만의 나이 29세, 피 끓는 나이에 7년째 감옥살이를 하고 있던 그로서는 실로 목숨을 걸고 이 책을 저술했다. 

 

 이 저서는 1890년 이후 10여 년 동안 조선을 둘러싼 국제정세가 질풍노도처럼 몰아치는 시기를 배경으로, 청년 이승만이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바를 기록한 역사적 증언이다. 당시 정세를 자세히 다룬 책이 별로 없으며, 특히 조선왕조 최후 10여 년간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있다.

 

 이승만은 당시 조선을 태풍을 만난 배로 비유하고 있다. 위기에 처하면 모두가 합심하여 배가 난파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가 침몰하면, 곧 나라가 망하게 되면 국민 모두가 죽게 된다는 쉬운 설명으로, 온 국민의 대동단결을 호소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국가적 위기 속에서도 사사건건 대립을 거듭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이글에서 놀라운 것은, 당시에 민주주의가 왜 중요하며, 왜 우리나라가 민주제도로 개혁해야 하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시는 왕조시대로 이러한 주장은 반역죄에 해당하는 중범죄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이승만은 문명하고 부강한 나라는 민주주의를 하고 있다며, 세계 여러 나라의 예를 들고 있다. 특히, 민주주의는 국민 각자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자립정신’과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 책임을 다하는 ‘민주정신’, 즉 ‘독립정신’이 투철할 때만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120여 년 전 주장을 오늘날 읽어도 올바르게 느껴지니, 선각자로서 이승만의 모습이 새롭다.

 

 책의 마무리 부분에서는 대외적으로 나라를 개방하고 외교를 잘해야 하며, 선진문물을 받아들여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에 이승만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인하공대와 한국외국어대학의 설립을 주도했으며, 한국원자력연구소를 창설하였다. 이로 볼 때 이승만은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위대한 정치가였다.

 

 역사는 순환하는 것인가? 

 오늘날 우리나라는 다시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핵과 미사일을 앞세우는 북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우크라이나를 침략하고도 북한의 뒷배를 자처하는 러시아 등으로 요동치는 국제정세 외에도 환경 재앙으로 불리는 지구온난화, 오랜 가뭄, 지형을 바꾸어 놓는 대홍수 등 일일이 다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진정 문제를 해결해 줄 영웅, 난세의 영웅이 간절하게 요청되는 시대이다. 그러나 현대의 영웅은 과거의 슈퍼맨이 아니다. 우리 개개인이 영웅이 되어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새로운 시대이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 했다. 우리는 과거 오천 년의 역사에서 당대의 어려움을 해결해가며 발전을 거듭해 온 우리 민족의 저력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우리 선조들의 과거에서 현재의 문제 해결의 열쇠를 얻을 수 있다. 이제 다시 이승만의 ‘독립정신’을 읽어보자. 그의 곧은 소리에, 더욱 곧은 소리로 화답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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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니 2023/10/01 [22:44] 수정 | 삭제
  • 이글을 여러번 읽었습니다. 너무 가슴에 와 닿는 내용이어서 또다시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요즘 우리나라의 세가 정점을 찍고 내려가기 시작했다라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싱가폴은 대를 이어서 수십년씩 하는 대통령이 있는데도 국민들이 굳게 지지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 분들은 개인을 위한 정치가 아닌 나라를 위한 정치를 하기 때문이죠. 우리나라는 왜 안될까요 곧은 소리를 낼 수 있는 분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 청춘 19 2023/09/04 [20:25] 수정 | 삭제
  •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을 볼 때 곧은 소리를 내는 진정한 영웅이 요구되는 것 같습니다. 이 기회에 이승만 전 대통령과 그의 저서 등을 알아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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