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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설산이와 깔레:먼데이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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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설산이와 깔레

- 트레킹하며 만난 개

조현성 (동래중 학생) | 기사입력 2024/04/08 [13:58]

히말라야의 설산이와 깔레

- 트레킹하며 만난 개

조현성 (동래중 학생) | 입력 : 2024/04/0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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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은 조현성, 부산 동래중학교 2학년입니다. 부모님의 적극적인 권유로 제18차 히말라야 오지 학교 탐사대 대원이 되어 15박 16일간 보고 느꼈던 몇 가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저 혼자서만 하는 여행,, 엄마 아빠와 함께하지 않는 첫 여행으로 낯선 나라 네팔 히말라야에 간다는 사실은 처음엔 정말 내키지 않는 권유였습니다. 이제 고3이 될 형은 수험생이라고 안된다고 하고, 중학교 1학년 어린 것을 그 머나 먼 곳으로 가라고 하는지....높은 산을 올라가야 한다지, 그곳은 와이파이도 터지지 않는다지, 아는 사람도 없지, 저는 참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16일 동안 제 발로 히말라야를 오르고, 친구도 만나고, 대장님과 여러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자랑스러운 탐사대원이 되었습니다. 만약에 부모님의 권유를 뿌리치고 기회를 놓쳤다면 얼마나 후회했을까 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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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지붕이라고 알려진 히말라야는 정말 어마어마한 산줄기입니다.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2,400km나 되며, 이곳에 8,000m가 넘는 고산이 14개나 있다고 하니까요.

 

우리는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에서 포카라로 날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보았습니다. 흰 눈이 덮인 끊어지지 않는 산줄기의 파노라마와 아름다운 그 산 히말라야를 보았고, 그 품에 안겼다는 게 제게는 꿈만 같습니다.

 

네팔 사람들을 보통 네팔리라고 부르는데, 30여 민족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산은 높고 골짜기는 깊어 서로 오가는 일이 쉽지 않지만, 이들은 서로 다툼이 없고 평화스럽게 살고 있습니다. 우리 대장님 말씀으로는 그게 다 신앙의 힘이라고 합니다. 일상생활이 그대로 신앙생활입니다. 네팔은 힌두교 나라입니다. 사람 수만큼 신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네팔 인구가 10명이라면 8명은 힌두교, 1명은 불교라니 이 나라 사람들의 신앙심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학교를 방문했을 때도 보았지만 이들의 얼굴은 정말 웃음으로 덮여 있습니다. 잘 웃고 친절합니다. 아마 이들이 제 표정을 보았을 때, ‘저 애는 아마 싸우러 온 아이인가 봐’ 하며 속으로 생각했을 것 같아 좀 부끄러웠습니다.

 

네팔 사람들은 동물을 아주 좋아합니다. 소, 말, 당나귀, 야크는 물론 개, 고양이, 오리 다 좋아하여 사람이 다니는 길거리에 동물들도 함께 걸어 다닙니다. ‘설산이’와 ‘깔레’는 제가 트레킹하며 만난 히말라야 개의 이름입니다. ‘설산이’는 몸이 희고, ‘깔레’는 검둥이입니다. 물론 이름도 제가 지었습니다. 이장님이 ‘검다’는 네팔말이 ‘깔레’라고 가르쳐 주었지요.

 

낮에는 걸으며 산을 보았지만, 밤하늘엔 온통 별천지였습니다. 하늘에 그렇게 많은 별이 있다는 건 여기에 와서 알았습니다. 난생 처음, 순식간에 빗금을 그으며 떨어지는 별똥별도 셀 수 없이 많이 보았습니다. 함께 별을 쳐다본  지민이 형, 여라 누나. 정수 형, 정민이 그리고 장난꾸러기 친구 같은 귤 샘, 이장님 모두 모두 특별한 이들입니다.

 

오스트렐리안 캠프와 로우 캠프에서 함께 본 부탄 영화 ‘교실 안의 야크’도 오래 기억될 만한 좋은 영화였습니다.

 

‘Namaste(나마스떼)’는 네팔리들이 흔히 쓰는 인사말입니다. 이 말도 대장님이 가르쳐 주셨는데, ‘당신의 가슴 속에 있는 신에게 문안 인사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저는 겉으로 보이는 세상만을 살아왔지만 네팔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 말고도 마음으로 세상을 보고 있구나, 그러니까 저렇게 인사를 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겨울 네팔 트레킹은 내 생애 최고의 여행이었고 앞으로도 쭉 그럴 것 같습니다. 국어책에서 읽은 현덕의 소설 <하늘은 맑건만>의 주인공인 문기처럼, 답답하고 무거웠던 마음이 히말라야 탐사를 마치고 난 지금은 나비처럼 가볍고 환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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