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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양궁월드컵 대회 통역 봉사 활동

도기철 (경북도립대 초빙교수) | 기사입력 2024/06/10 [09:50]

2024 양궁월드컵 대회 통역 봉사 활동

도기철 (경북도립대 초빙교수) | 입력 : 2024/06/10 [09:50]



도기철 교사는 계명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안동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33년 재직하다 퇴임하였고, 현재까지 21년째 대학에서 강의를 이어오고 있다. 교사로 재직 중에는 인도네시아 한 고등학교에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그리고 퇴직 후에는 통역 봉사단을 이끌고 2023 U20 아시아 육상 선수권 대회와 2024 현대 양궁 월드컵 대회 등 국제행사에서 통역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 편집자주-

 

지난 5월 2024 양궁 월드컵 대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양궁 월드컵 대회는 올림픽, 세계양궁선수권대회와 함께 세계 3대 국제양궁대회이다. 양궁 월드컵 대회는 1차대회부터 4차 대회까지 진행이 된다. 1차 대회는 지난 4월 23일부터 28일까지 중국 상해에서 진행되었고, 2차 대회는 5월 21에서 26일까지 한국 예천에서 있었다. 이제 3 차 대회는 6월 18일에서 23일 까지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그리고 최종 대회는 멕시코 틀락스칼에서 10월 19일부터 20일 열린 예정이다.    

 

이번 2024 양궁 월드컵 대회는 현대그룹이 후원사였기 때문에 현대 양궁 월드컵 대회라고도 부른다. 총 4차 대회 중 이번 2차 대회는 우리나라 양궁의 메카라고 불리는 경북 예천에 위치해 있는 예천진호국제양궁장에서 개최되었다.

 

예천과 같은 아주 작은 읍지역에서 50개국 514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유치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였다. 양궁기반 시설은 좋았지만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선수들을 수용할 시설이 부족하였고, 운영면에서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예상된 일이였다. 사실 지난해 20개국 500여명이 참여한 U20 아시아 육상대회에서도 나는 통역 자원 봉사자로 참여했었는데 그때도 정말 어려움이 많았었는데 이번 양궁대회는 그보다 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나는 그 많은 어려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서 이번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였다. 50개국의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6일~9일 동안 머물며 먹고, 자며 쉴 수 있는 숙소에서 그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또 여러 가지 민원을 해결해 주는 일은 대회 운영은 물론이고 선수나 관계자 개개인을 위해서도 상당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경북 신도청이 있는 신도시, 안동, 영주 그리고 단양의 숙소에서 근무하면서 젊은 선수들과 임원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통역 봉사팀을 조직하였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일이라 사명감과 책임감이 투철하고 또한 영어가 유창한 분들이 필요했기 때문에 내가 현직에 있을 때, 영어교과 연구회 임원과 회장을 역임하면서 지켜봐 왔던 퇴직 영어교사 10명으로 팀을 꾸렸다.

 

세계 각국의 양궁 선수들이 5월 19일부터 입국 하면서부터 시작된 업무는 강도가 상당히 높았다. 외국팀이 도착 할 때 마다 그들과 인사하고 코치 신원 파악, 국가별 인원수 확인,  호텔 룸 확인, 현금 인출기 사용과 셔틀 버스 시간, 그리고 식사 시간 및 장소 등 안내, 셔틀버스 시간 관련 불편 확인하고 해결하기 등 참가자들을 위해 여러 가지 문제를 확인하고 도와주는 일로 정신없이 첫 날을 보냈다.

 

외국 선수들의 민원이나 문제점에 대해서 조직위원회와 행사 대행사는 즉각적으로 해결해주거나 답을 주지 않아서 우리들 통역요원들은 고스란히 이들의 원성을 듣기 일쑤였다. 그러면서도 우리들은 그들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려고 많이 노력하였다. 경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긴장도는 한층 높아만 갔다. 우리들의 근무 시간은 오전은 06시부터 11시까지, 오후는 처음에 16시부터 21시까지였다. 통역 봉사 외에 참가 선수들이 경기장까지 가는 셔틀 버스에 정해진 시간에 탈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들의 중요한 업무였다. 그 시간을 정확히 지키지 못하면 선수들이 연습이나 경기에 참여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래서 정확한 시간에 하루 두 번의 출퇴근이 힘들었다. 잠을 충분히 못 자면서 이어지는 스트레스는 정말 힘들었다. 사실 잠을 잘 못자서 힘든 것보다 대회 운영진들과 대행업체 사람들의 사무적이고 진지하지 못하고 상투적인 문제 해결 방식, 그리고 조직위원회의 탁상행정 등 때문에 초래되는 상호간 불협화음으로 인해서 우리들 통역요원들의 스트레스는 날로 커져만 갔다.

 

그러나 경기가 진행되어가면서 앞서 제기된 문제들은 하나 둘씩 해결 되어갔고 통역팀원들도 안정을 찾고 보람을 느끼기 시작했다. 외국에서 온 손님들은 한국을 좀 더 알고 싶어 했고, 우리들은 그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고 심지어 한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 시작했다.

 

경기가 끝난 선수들은 한국의 전통시장, 전통마을, 한국음식을 체험하는데 적극적 이였다. 그리고 서로 알아가며 연락하는 수단을 묻고 내년에 광주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보자는 약속을 하기도 하였다. 밤낮없이 공항으로 떠나는 셔틀 버스를 태워 보내는 마지막 2일 동안은 거의 잠을 못 잤지만 그들을 떠나보내는 마음은 뿌듯한 마음과 서운한 마음으로 겹쳤다.

 

이번 2024 현대양궁월드컵대회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여 다시 한번 대한민국이 양궁종목에서는 세계최강임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우리 통역팀도 다른 나라 선수단을 위해서 통역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지원활동에 최선을 다했다. 이러한 우리들의 활동이 대회에 참가한 다른 나라 선수단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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