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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예술대안학교 교육의 진정성을 보다

연경한기자 | 기사입력 2023/05/18 [19:13]

다다예술대안학교 교육의 진정성을 보다

연경한기자 | 입력 : 2023/05/18 [19:13]

  © 먼데이타임스



 5월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한국 교육의 진정한 방향성이 과연 무엇인지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한국 교육은 비대면 교육 등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입시 위주의 고강도 경쟁 체제에는 큰 변화가 없다. 학생들은 학교가 끝나면 집 근처 학원을 배회하다가, 늦은 밤에 집으로 귀가하기 일쑤다. 각자의 개성과 적성은 배제된 채 오로지 성적 향상에만 모두가 함몰되어 있다. 

 먼데이타임스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착안하여, 청주시 낭성면에 있는 예술대안학교인 다다예술학교를 취재하기로 했다. 다다예술학교 교감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은희 선생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교육이 지닌 문제가 무엇이며, 다다예술학교는 어떤 식으로 이를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는지 알아 보았다.  

 

Q1. 다다예술학교 교감으로서 소임을 맡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으셨나요? 

 

A. 다다예술학교를 개교한 것은 부모님의 영향이 컸습니다. 대학 졸업 후, 당시 목사님이셨던 아버지가 시무하시는 교회의 예능 선교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는데, 그중 한 아이가 유독 저를 힘들게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아이는 지금 생각해 보면, 다다예술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과 같은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였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저는 아버지께 유독 힘든 그 아이를 염두에 두고, 그 아이만 없다면 교육 현장이 지금처럼 힘들지 않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께서는, 그렇다면 그 한 아이만 가르치고 다른 아이들은 그냥 두어도 된다고 하시더군요.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누군가가 특별한 아이를 포기한다면, 그 아이는 마치 유기되는 것과 같다는 것을요. 그 뒤로 특별한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제 소명으로 삼았고, 그 소명이 지금의 다다예술학교에 이르게 됐습니다. 

 

Q2. 기존 한국식 교육이 지닌 문제와 이에 대한 해법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A. 한국의 교육 현장이 지닌 근본적인 문제는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이들 모두가 통일된 교육과정으로 교육을 받고, 가정에서는 소위 명문 학교를 보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일찍 아이들에게 주입합니다. 아이들은 경쟁자로서 친구를 만납니다. 다른 길을 가는 친구들, 다른 생각을 하는 친구들은 무리에서 제외되어 따돌림을 받거나, 심하게는 질타와 무시를 당합니다. 다다예술학교는 이러한 다름을 인정하는 학교로서 여러 아이들의 개별적 특성과 가치관을 존중하고 그들의 개별성을 키워주는 학교입니다. 

 

Q3. 교육청 인가를 받기까지 어떠한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A. 우리나라 대안교육의 역사가 짧다고 할 수 없지만, 아직까지 사람들은 대안교육과 기숙형 사립학교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또 관계 당국은 대안학교 인가에 대해 매우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해 다양한 교육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다예술학교가 교육청의 인가를 받은 것은 매우 고무적인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Q4. 다다예술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의 인적 구성은 어떤가요? 

 

A. 다다예술학교는 구성원 자체가 매우 특별한 학교입니다. 아이들의 30% 정도는 자폐스펙트럼 장애 또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친구들입니다. 다다예술학교는 다양한 교육 방식으로 학생들의 인성을 함양하고 개별 가치를 존중합니다. 이 학생들은 어쩌면 기존의 한국식 교육에서 떨어져 나온 아이들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다다예술학교는 이 학생들과 함께 새로운 교육을 꿈꾸고자 합니다. 

 

 

Q5. 느티나무(교목), 붓꽃(교화), 기러기(교조) 등 다다예술학교의 상징은 생명력, 사랑, 헌신      등입니다. 이러한 가치를 어떻게 전달하고 계신가요? 

 

A. 학교는 학생, 학부모, 교사를 모두 포함한 개념입니다. 다다예술학교는 특히 공동체성이 강합니다. 학생들은 다 함께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다 같이 몸을 부대끼고, 웃고 울며 성장합니다. 학부모님들은 언제나 학교에 응원을 보내 주시는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십니다. 다다예술학교가 학년말에 개최하는 다다꿈축전은 이러한 공동체성이 드러나는 큰 행사입니다. 그때가 되면 모든 공동체의 구성원이 1년 간 성장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손뼉 치고, 환호하고, 웃고 울지요. 재학생들에게는 그 순간이 다다예술학교의 가치가 가장 크게 와 닿는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Q6. 다다예술학교가 앞으로 더욱 많은 장애인 및 비장애인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    한 구상과 다짐이 있으시다면?

 

A. 다다예술학교는 매년 학교를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창구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광고 수단을 활용하기도 하고, 오티즘(자폐증)과 같은 전국적인 행사에서 학교를 알리기도 합니다. 또 많은 미디어를 통해 다다예술학교가 소개된 바 있는데, 이러한 활동을 지속하는 것도 홍보의 큰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다예술학교의 사랑과 소망, 활기, 명랑함, 건강함 등이 많은 사람들에게 더욱 넓게 퍼져나가기를 기대합니다. 

 

Q7. 대안학교를 운영하면서 드는 많은 어려움은 무엇이 있으신지요?

 

A. 인가받기 전에는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학력 인정과 재정적 어려움이 특히 컸습니다. 현재 다다예술학교는 충북교육청으로부터 초, 중학교 교육과정을 인가받은 상태이지만, 해결된 것은 학력 인정에 대한 부분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 재정적 어려움은 해결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내부적인 어려움은 공동체의 협력과 응원, 교사들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재정적인 부분은 지원이 없다면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작년부터 교육청에서 하루 한 끼 급식비 등 일부를 지원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지속적으로 교육 당국이나 지자체 의회와 소통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국회 차원의 입법 과정이 없다면 전폭적인 지원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계속해서 소통하고 논의하고 있는 중입니다.

 

 

Q8. 대안학교의 운영 및 설립 등에서 특별히 어려웠던 사안들은 어떤 것을 들 수 있나요? 

 

A. 초중등 교육과정 인가가 특히 어려웠습니다. 한 번에 인가를 얻은 것이 아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학교의 시설 문제, 재정 문제, 교육과정의 건실함 문제 등으로 인해 번번이 반려당한 시절을 생각하면 참 눈물겹습니다. 다행히 교사 분들의 역량을 총 동원하여 교육과정을 수립하고, 재정 여건을 개선하여 교육시설에 걸맞는 신축 교사를 건립하는 등 여러 노력을 통해 학교 인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 경험에서 중요한 것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은 국회의 입법 지원이 없다면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을 대안학교가 많다는 것입니다. 당시 다다예술학교는 마땅한 체육시설이 없어 계속해서 당국과 논의를 하고 있었는데, 결국 지역의 공공체육시설에 대한 사용 승인 공문을 받아 이를 해결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안학교의 설치 및 운영에 대한 법률이 개정되어 체육시설에 대한 조건이 완화되었습니다. 다다예술학교가 인가받을 때보다 더 많은 학교가 인가에 도전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 사례를 보더라도 대안학교의 발전과 대안교육의 활성화에는 입법과 행정이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Q9. 미래의 학생들에게 조언과 따뜻한 말씀을 해 주신다면?

 

A. 다다예술학교에 입학하게 될 미래의 학생들은 분명 우리가 살아가는 세대보다 더욱 멋진 세상을 살 것입니다. 세상은 분명 나아지고 있고, 세상을 바꾸는 것은 비관이 아니라 낙관과 희망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다다예술학교에 입학할 친구들이 어떤 학생들일까 잠깐 생각해봤는데, 그들이 장애인인지 비장애인인지 따지기보다 개별적으로 어떤 활기와 매력을 가진 학생들인지를 먼저 생각해야겠더군요. 모두 각자의 아름다움과 생기를 스스로 믿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분명 더 행복해질 거구요, 함께 서로를 의지하며 성장할 것입니다. 

 

Q10. 다다예술학교가 전국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과연 무엇인가요? 그리고 지역사회와는 어떻게 교류하고 있으신지요? 

 

A.  다다예술학교와 비슷한 성격의 학교가 거의 없다는 것이, 역설적이게도 학교의 성장에 기여한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장애인, 특히 고기능 자폐성 장애에 대한 차별의 시선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가장 바라는 것은, 다다예술학교와 같은 학교가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세상이 오는 것입니다. 모든 학교에 통합교육이 온전히 실현되고 장애 아이를 돌보는 학부모님들께서 걱정하지 않는 시대가 오기를 바랍니다. 지역사회와의 교류 및 공동체 형성은 다다예술학교의 큰 주제 중 하나입니다. 다다예술학교는 어제도 마을 꽃밭 가꾸기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어요. 지속적으로 마을 공동체에 대한 봉사활동과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무대 공연 행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낭성면 효도 잔치를 개최하였는데, 어르신들의 호응이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어버이날에도 효도 콘서트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역할을 찾는 것과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노력이 본교의 교육목표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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