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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령 테니스 선수 안효영 옹 ... 테니스는 건강이다

연경한기자, 최은영기자 | 기사입력 2023/06/21 [12:33]

국내 최고령 테니스 선수 안효영 옹 ... 테니스는 건강이다

연경한기자, 최은영기자 | 입력 : 2023/06/21 [12:33]

테니스로 건강지키는 국내 최고령 테니스 선수(?) 안효영옹(가운데)  © 먼데이타임스 최은영기자



최근 건강과 취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자연스럽게 테니스 열기 또한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얼마 전 프랑스 오픈 경기에서 조코비치가 전 세계 역사상 최고령의 챔피언으로 등극하면서, 늙을 때까지 건강하게 테니스를 즐기는 일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먼데이타임스는 아흔여섯의 연세에도 현역 테니스 선수로 활약하고 계시는 안효영 님을 찾아 뵙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선생님, 테니스를 정말 잘 치시네요. 특히 날카로운 좌, 우 슬라이스와 정확한 로브 등은 젊은 사람들 못지않은 것 같습니다. 한창때는 대단하셨을 것 같은데, 이런 어려운 샷을 구사하시는 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셨나요? 

 

  나는 테니스를 시작한 지 대략 60여 년 된 것 같습니다. 96세가 되니 이제는 기억이 오래되어 정확하지는 않지만, 거의 30대 때부터 테니스에 관심을 갖고, 많은 사람들과 항상 운동을 통해 교류를 해왔습니다. 지금도 우리 ‘백년회’ 테니스 동호회 회원들과 주기적으로 늘 운동을 같이하고 있는데, 물론 기술적인 면들은 예전만 못하겠지만 그래도 아직도 여전히 재미있게 즐기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사라진 기술도 있고, 오히려 더 정교하게 다듬은 기술도 있지만, 나는 주로 우 슬라이스로 공을 받습니다. 아무래도 공이 빠르니 실수 없이 제대로 받으려면, 내가 오래전부터 쓰던 우 슬라이스로 받는 게 아직도 가장 편합니다. 다른 동료들도 일흔, 여든 나이를 넘겼지만, 아직도 빠른 공을 넘겨 주곤 하는데, 그래도 내가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거의 실수 없이 공을 받아내는 편입니다.  

 

Q2. 한때 전 한국 상위 랭커로서 활약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죄송합니다만 중요 입상 실적 몇 가지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왕년에는 다양한 대회에 참가를 많이 했습니다. 젊었을 적부터 테니스에 큰 관심이 있던 터라 아주 왕성하게 활동들을 했었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서서히 운동을 줄이거나 종래에는 포기하고 마는데, 나는 나이가 들수록 더 왕성하게 운동을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몸 쓰는 것이 젊었을 적만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꾸준히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테니스를 쳐왔습니다. 예를 들면 전국 시민 테니스 대회 같은 것들이 열리면 지금도 참가하는 편이고, 이 나이대에서는 그래도 제가 성적이 가장 좋다고들 합니다. 재작년도 그렇고, 작년도 그렇고 제가 최근 성적으로는 모두 1등을 기록했지요. 이 나이쯤 되면 등수가 몇 등이고 하는 그런 것들이 큰 의미는 없지만, 나름 아직도 1등에 대한 희망이 있고, 더 재미있게 테니스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올해 열릴 시민 테니스 대회에도 또 참가해서 당당하게 노익장을 과시할 예정입니다. 

 

Q3. 영광스럽게도 오늘이 마침 ‘백년회’ 월례대회 날이라 들었습니다. 그런데 언뜻 보기에도 모두 연세가 높아 보이는데, 평균 연령이 대략 얼마쯤 되시나요? 또 ‘백년회’는 역사가 얼마나 되었나요? 그리고 평소 테니스 경기는 어떻게 운영하고 계신가요? 

 

  ‘백년회’는 우리 청주 복대동 테니스코트에서 같이 운동하는 모임을 지칭합니다. 이름에서 이미 느낄 수 있겠지만, 오늘날과 같은 100세 시대에 우리 모두 노년에도 건강을 유지하며 더욱 왕성하게 살자는 그런 취지입니다. 여기서는 내가 최고령으로 아흔여섯 정도 되었는데, 다른 동료들도 일흔이나 여든을 훌쩍 넘긴 이들이 많습니다. 어린 친구들은 이제 예순을 넘기기도 했고요. 내가 서울대 농과대를 졸업하고, 약 60~70년 전에 진천 농고에서 교편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때 맺었던 사제지간 중 몇몇 제자들이 지금도 나와 함께 운동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평소 테니스 스케줄은 대략 오전 9시쯤이면 삼삼오오 코트로 모이기 시작해서, 많이 또열심히 치면은 11시까지도 치거나 하지만, 대부분은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경기를 즐기고 끝내는 편입니다. 경기를 끝내고, 동료들과 다과를 함께 나누면 그 맛이 그렇게 좋을 수 없습니다. 나는 이 테니스코트에 나올 때가 가장 행복하고, 바로 여기서 사는 낙을 느낍니다. 

 

인터뷰를 마친후 클럽 회원들과 함께 하고 있다. 회원 평균 년령이 85세이다.  © 먼데이타임스 최은영기자




Q4. 높으신 연세에 이렇게 건강하게 운동하신다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평소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테니스 운동이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었나요? 식사는 잘하시지요? 혹시 약주도 좀 하시는지요? 또 평소 잠은 잘 주무시나요? 여쭙고 싶은 것이 많습니다.

 

  내 건강 관리에서 가장 공을 많이 들이는 것은 역시 테니스입니다. 매일 같이 테니스코트에 나와서 동료들과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 그것이 가장 큰 보약이지요. 또 테니스 경기가 끝나고, 함께 마시는 음료는 얼마나 꿀맛입니까. 가끔 약주도 한 잔씩 마실 때가 있는데, 그런 날은 정말 유쾌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테니스 외에는 따로 건강 관리를 하는 것이 없는 편인데, 그래도 늘 내가 지키는 건강철칙과도 같은 것은 소식하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었으니 자연스레 소식을 하게 되는 면도 있지만, 저는 많이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속도 더부룩해지고 움직임도 굼떠지니까 운동에도 방해가 됩니다. 또 식사 시간에 무엇을 먹으면, 꼭 오래도록 꼭꼭 씹어 먹는 게 습관입니다. 잠도 아주 잘 자는 편인데, 운동 다녀오면 노곤해서 잠도 푹 더 잘 자게 됩니다. 정리하면 테니스가 내 건강 관리에서는 가장 중요하고, 다음으로 소식하는 습관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5. 실례가 안 된다면 가족 관계에 대하여 여쭈어봐도 될런지요?

 

  아내는 몇 년 전에 나보다 먼저 가서 지금은 혼자 생활하고 있습니다. 슬하에 자식들도 있어서 어떤 녀석은 의사가 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자식들도 이제는 나이가 70이 넘어서 손주들도 당연히 있지요. 사람들은 혼자 살면 힘들지 않을까 많이들 걱정하는데, 혼자 살면 아주 편한 점이 많습니다. 지금도 나는 요리도 혼자 해 먹고, 아주 자유롭게 살고 있습니다. 가족들도 나를 그렇게 많이 걱정하지 않고, 각자의 삶 속에서 충실하게 생활들을 하고 있으니, 나는 사는 게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Q6. 선생님께서는 젊음을 후세 교육을 위해 헌신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끝으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우리 청소년들에게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은 운동을 열심히 하라는 것입니다. 물론 높은 이상을 세우고 훌륭한 꿈을 꾸는 것도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아무리 높고 훌륭한 목표를 세웠다 하더라도, 그것을 달성할 몸이 빈약하면 아주 힘들어집니다. 수많은 이념과 사상들이 있지만 결국 기본은 우리의 건강한 몸입니다. 몸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고, 몸이 고장 나면 모든 것을 잃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운동을 열심히 하십시오. 테니스도 아주 매력 있고 멋진 운동입니다. 무엇이 되었던 자신이 관심 있는 운동을 지금이라도 시작하고, 이를 오랜 기간 꾸준히 하면 좋은 성취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건강한 몸속에서 멋진 정신도 싹틀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정리하고 싶습니다. 

  청년들이여, 건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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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 19 2023/08/08 [11:30] 수정 | 삭제
  • 96세에도 테니스를 즐기시다니,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미래의 저의 모습이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안 선생님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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