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엘리멘탈은 불, 물, 공기, 흙 4개의 원소들이 하나의 도시 ‘엘리멘트 시티’에 모여 살고 있다는 설정인데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모여 사는 미국 사회를 상정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를테면 물 원소는 엘리멘트 시티를 처음으로 개척한 원소 그룹인데 과거 신대륙 이주민들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는 설정이다. 또 불 원소 역시 본래 파이러랜드라는 토착 대륙에 머물다가 엘리멘트 시티로 이주하는 원소 그룹인데 이 역시 후대에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 그룹을 상정한다는 설정이다.
영화에서 주된 이야기 전개의 구도는 고립된 단일 원소들의 땅에서 살던 원소들이 여러 원소들이 모여 사는 엘리멘트 시티로 유입됨에 따라 겪는 여러 가지 문화적 단상과 심리적 변화들이다. 이들은 동 떨어져 살던 삶에서 타 원소와 더불어 사는 법을 점차로 배우게 되는데 초기에는 여러 방면에서 어려움을 겪지만 결과적으로는 자잘한 난관을 모두 극복하고 보다 완성된 원소로 거듭난다. 멜팅팟으로 분류되는 미국 사회의 여러 가지 이민 정책에 대한 따뜻한 시사점을 내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영화의 감독인 피터 손은 한국인 이민자 가정의 후손으로서 유년기 성장시절부터 미국 사회에서 아시아인으로 다양한 심리적 변화를 영화에 녹여 내었는데 실제로 감독은 “내 영화의 모티브는 부모님에게서 왔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감독은 자신의 부모님이 70년대 초 한국에서 이민 왔으며 고향을 떠나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많은 일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영화에는 한국적인 색채가 많이 드러나 있는데 이는 감독의 부모님이 어릴 적부터 한국식 예법을 강조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한국 시장에서 영화 엘리멘탈은 이미 SNS를 통해 다양한 입소문을 내고 있었는데 실제로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한국적인 요소를 찾기 위해 더욱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고 전한다. 다음은 최근 영화를 관람한 한 기자의 후기 중 일부이다. “한국 사회에서 K-장녀로 살아온 나로서 엠버의 부담감이 매우 안타깝고 마음 아팠는데 웨이드의 응원과 지원 덕분에 엠버가 스스로 성장해가는 모습이 멋있고 대견스러웠다.”
정리하면 23년 신작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은 한국식 감독이 이민자의 감각으로 풀어낸 고대 그리스 원소설 이야기이다. 각각의 설정은 현대 미국 사회를 은연중 묘사하고 있으며 더불어 픽사만의 쟁쟁한 영상미, 웃음 요소, 감동 포인트가 잘 조화된 애니메이션이라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먼데이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