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내년에는 65세이상 인구비율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만큼 성장 동력 확보와 노인 빈곤 해소 등을 위해 고령자 고용이 필요하다는 데 정부는 물론 노동계와 경영계 등도 동의하고 있다. 이중근 신임 대한 노인회장은 지난 10월 21일 노인 연령 기준을 75세로 상향 조정하자고 제안한 바도 있다.
그러나 고용 방식에 대해서는 노사 간 입장이 갈린다. 노동계는 60세인 법정 정년을 65세 등으로 일괄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도 교섭력이 약한 사업장에선 법정 정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만큼 정년 연장을 보편적으로 확산해 불안정한 노동자들이 더 오래 일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자는 취지이다.
이에 반해 경영계는 일괄적인 법정 정년 연장이 아닌 자율적인 계속 고용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미 현대자동차와 동국제강, 포스코 LG화학 등은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정년퇴직 이후 다시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등 ‘퇴직 후 재고용’을 선호한다. 이럴 경우 인건비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정년 연장과 재고용을 포괄하는 계속 고용을 위해 임금체계 개편 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절차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실상 정부가 ‘임금체계 개편이 선결되어야 한다’는 경영계의 입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령화 속도와 외국인 근로자의 의존도 등을 보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할 때라는 점에 대해서는 중소기업도 인정을 하면서도 논의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론과는 별개로 현장에는 드러나지 않은 난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세계 다른 많은 나라에서도 ‘정년 시계’를 늦추고 있다. 태국은 최근 사회 보장기금 고갈 우려로 55~60세인 노동자의 정년을 65세로 늘렸고, 중국도 내년부터 정년을 60세에서 63세로 올린다. 대만도 만 65세 정년 규정을 폐지했다. 일본 노동자는 원하면 70세까지 일할 수 있다. 해고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미국과 영국 등은 사실상 정년이 없다.
문제는 한국의 실정에 맞는 고령층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적 수용과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고령층의 고용 연장은 청년층 신규 채용 감소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과 연계되어야 한다. 청년 세대에게는 정년 연장이 취업 문턱을 더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고령층의 고용연장과 더불어 꼭 살피고 넘어가야 할 것이 국민연금 수급과 관련된 사항이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63세)이 2033년 65세로 늦춰지면 ‘소득 공백기’는 더 길어진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하게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법정정년이 일치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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