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정부는 물론이고 각 지방자치단체는 앞다투어 인구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인구와 관련된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홍보에 열을 올린다. 방송국과 같은 매스미디어 역시 이 문제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많은 방송국에서 결혼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솔로’, ‘솔로○○’ 등과 같이 ‘솔로’ 탈출을 연상하게 하는 프로그램들이 그것이다.
심각한 출산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나 방송국 등에서 운영하는 이와 같은 프로그램이 대중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 이유로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의 심리적 측면이다. 어떤 40대 여성은 “병원에 입원해 보니, 나를 돌보아 줄 사람이 없었어요. 이제는 더 이상 부모님도 날 돌봐 주실 수 없고, 나는 혼자였어요.”라고 하면서 ‘솔로 탈출’을 결심했다고 한다. 자신을 더 이상 돌보아 줄 사람이 없을 수도 있다는 강박관념에서 결혼을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자신의 젊음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 같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건강을 믿을 수 없고, 결국 혼자만 남게 되리라는 불안한 심경을 토로한 말로 볼 수 있다. 또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떤 의사는 ‘나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을까?’ 하고 반신반의했는데, “정말 운 좋게도 참여하게 되었어요!” 라고 말하면서, 결혼 관련 프로그램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떤 프로그램 참여자는 6:1의 경쟁률을 뚫고 결혼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토로하기도 하였다. 또 어떤 시청자는 “마치 환히 들여다 보이는 유리상자 안과 같은 TV 프로그램 안에 갇혀 1주일을 지냈는데, 프로그램이 끝나고도 TV와 연결하여 현실에서도 만남을 계속 이어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솔로 탈출’과 관련된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은 대체로 그동안 누려왔던 ‘자유’보다는 ‘반려자가 있는 안정’을 꿈꾼다. 또 지방자치단체나 방송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결혼 관련 프로그램이 관심의 대상이 되는 까닭은 해당 지자체나 방송국 등에서 참가자의 건강진단서까지 사전에 요구할 정도로 참여자에 대한 비교적 철저한 사전 검증을 하기 때문에, 우연한 만남이 가져올 수 있는 훗날의 불안감을 상당 부분 털쳐 버릴 수 있다는 데 있다.
한편 시청각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TV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은 극사실주의에 입각한 ‘솔로’ 관련 프로그램을, 마치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극적인 심리변화를 지켜보게 된다. 사실적으로 전개되는 자기소개의 임팩트한 장면이나, 랜덤 데이트나 슈퍼데이트 등에서 시시각각으로 변화되는 등장인물의 심리변화는 시청자로 하여금 TV 채널을 고정시키게 한다.
물론 인구 관련한 이와 같은 프로그램의 전개에 대하여 일부 비판여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TV의 ‘솔로’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한 참가자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도 있고,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 의지에 의해 이뤄져야 할 결혼을 공공기관이나 방송국과 같은 매스미디어가 앞장서서 강조하는 듯한 인상을 줌으로써 개인의 자유의사를 방해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한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TV의 ‘솔로’ 프로그램은 속칭 ‘돌싱’이건, 새롭게 반려자를 구하는 사람들이건, 결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구가하고 있는 무한한 자유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이유로 함께 할 동반자를 만날 시간적 여유가 그렇게 넉넉하지 않을 듯하다. '풍요속의 빈곤'이라 할까 ‘○○솔로'의 인기가 현대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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