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수 사건은 1973년 6월 3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 거리에서 중국인이 총에 맞아 숨진 지 닷새 만에 살인 용의자로 긴급 체포된 이철수 씨. 살해 며칠 전 호텔에서 발생한 사고가 경찰의 관심을 끌면서 미국 목격자들로부터 범인으로 지목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캘리포니아주에 수감됩니다. 누명을 쓰고도 기댈 곳이 없었던 이 젊은이는 수감 중 살아남기 위해 진짜 살인을 저지릅니다.
이때 미국 언론에서 유일한 한인인 새크라멘토 유니온 잡지의 이경원 씨가 차이나타운 살인사건을 수상히 여겨 이 씨를 방문한 뒤 심층보도를 내보냈습니다. 이후 이 씨의 구명운동은 한인사회는 물론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국적을 불문하고 아시아계로 확산됐습니다. 옥중 살인죄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이 씨는 1982년 '자유탈퇴' 운동으로 결국 진짜 '자유'를 얻게 됐습니다.
이 기적 같은 이야기를 영화가 흥미의 소재로 다루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프리 이철수운동의 의미를 밝히는 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경찰은 재심 과정에서 이 씨의 총기가 사건에 사용된 총기와 다르고 콧수염이 있고 다른 증인들보다 키가 훨씬 작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이경원 씨의 글과 일면식도 없는 동양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그는 죽을 때까지 감옥을 떠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정의가 이겼지만, 불행하게도, 이씨의 출소는 행복한 결말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씨는 다시 범죄를 저질러 그들을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출소 후 이철수의 삶은 기대를 저버렸다고 해서 '프리 이철수' 운동이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이미 세상에 없던 인물, 미국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인물과 관련된 사건을 되돌아보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한국계 주민들이 가지고 있던 이철수에 대한 편지, 노트, 사진, 비디오를 포함한 많은 기록 덕분에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이철수는 한국계 주민들에게 특별했습니다.
이 사회의 또 다른 이철수는 누구일까요? 한국 사회에는 다른 약자들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이민자일 수도 있고, 미혼모일 수도 있고, 감옥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수감자일 수도 있습니다. 영화를 통해 우리가 소외된 사람들을 돕기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상상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작권자 ⓒ 먼데이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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