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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 회장 인터뷰

유철 편집국장, 주효덕기자 | 기사입력 2023/07/23 [21:02]

‘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 회장 인터뷰

유철 편집국장, 주효덕기자 | 입력 : 2023/07/23 [21:02]



2개월 후면 중국 광저우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그간 코로나로 여러 국제행사가 제날짜에 열리지 못하고 연기되기 일쑤였다. 그만큼 이번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 거는 기대가 높다. 특히 전 세계 고루 스포츠 팬을 두고 K 열풍 선두주자였던 태권도에 관심이 많다. 최근 외국 선수들에게 더욱 그렇다. 일부 국가에서는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태권도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하여 그들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 주고,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한국 국민들에게도 감격을 가져다 주었다. 더욱이 태권도는 유일하게 우리말로 경기를 진행하여 한민족의 긍지를 느끼게도 하는 스포츠이다. 

 

그러나 요즘 올림픽 종목 진입을 두고 다른 나라의 추격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이종격투기, 무에타이, 주짓수 등의 다른 나라 무예가 국내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더불어 인구감소로 국내 태권도 회원이 급감하고 있다. 태권도의 위상을 위협하는 여러가지 도전이 만만치 않다. 

이에 태권도협회 양진복 회장을 만나 태권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Q1. 대한태권도협회와 회장님 본인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대한태권도협회는 1961년도에 창설되었는데, 물론 그전부터 태권도 관련 협의체는 존재했죠. 전국을 통합하는 스포츠 조직으로 출발한 게 1961년이에요. 초대 회장은 주월 사령관을 역임하신 채명신 장군이었습니다. 3대 최홍희 회장은 국제태권도연맹을 창설했습니다. 그분은 태권도라는 명칭을 만들 정도로 태권도의 창시자라고 평가받던 분인데, 후에 유신독재에 반대한다며 캐나다로 이민 간 뒤 1980년대 들어 뜬금없이 북한과의 교류를 시작하였습니다. 대한태권도협회를 한마디로 소개하면 ‘태권도의 역사’로, 전 세계태권도에 일어났던 모든 일은 여기에서 출발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29대 회장으로 2021년부터 첫 임기를 맞고 있고, 태권도와 함께 거의 평생 살아왔으며,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올해 정년퇴직을 했습니다. 

 

Q2. 대한대권도협회와 국기원과의 관계는 어떤 건가요?

국기원은 1972년도에 대한태권도협회의 중앙도장으로 설립한 기관입니다. 그런데 국기원이 국제적인 기능을 수행하게 되니까, 별도의 재단법인으로 발전하게 됐고, 심사에 대한 권위와 질을 유지하고, 기술개발이나 연구, 지도자 교육, 이런 부분들을 국기원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한태권도협회는 이러한 업무를 국기원에 이관하고 있어 국내와 국제 업무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Q3. 세계인들이 한국의 태권도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지고 배우고 싶어 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태권도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된 원동력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동양의 무술이 세계화되기 시작했는데, 가장 선두의 위치를 점한 것이 일본의 가라테였습니다. 태권도는 좀 후발주자였는데, 1990년대 후반부터 태권도가 일본의 가라테를 추월한 것은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에요. 이것은 우리 한국 사범님들이 해외에 많이 진출해서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하신 덕분이고요, 두 번째는 태권도의 기술적인 특성이라고 할 수 있겠죠. 태권도는 동양의 무술 중에서 특히 발차기 기술에 집중되어 특기를 가진 무술이기 때문에, 서양인이 동양의 무술을 떠올리기만 해도 신비로움, 색다름 등을 느끼고 생각하고 연구하게 되어, 이런 부분이 태권도의 세계화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세번 째로는 올림픽 종목이 됐다는 거죠. 그 세계사에 남을 만한 일을 바로 대한태권도협회가 시작한 것이예요. 이러한 일들이 오늘날 태권도가 세계 무술계에서 선두를 점하는 된 요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Q4. 태권도가 세계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었을 것 같은데, 태권도는 어떻게 이 부분을 극복해냈다고 할 수 있을까요?

한국인 특유의 끈기나 투지가 크게 작용을 했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변화를 추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가라테나 중국의 우슈는 아주 보수적이어서 변화가 없었어요. 그들은 계속해서 똑같은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긴 반면에, 우리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바꾸고 변화하는 흐름을 만들어냈어요. 그래서 태권도는 끊임없이 발전하고 변화하고 나날이 새로워졌습니다.

 

Q5. 그렇다면, 태권도는 창의적 프로그램이나 기술, 인재 개발 등의 분야에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세계선수권대회가 2년마다 진행이 되는데, 그때마다 새로운 기술과 경기규칙, 경기 진행 방법 등을 전 세계 사람들이 보게 되는 거죠. 선수들이 매회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서 새로운 기술을 배웠는데, 열심히 배우고 난 다음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해보면 또 새로운 기술이 나온 것을 알게 됩니다. 최근에는 외국 선수들이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사례도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 새로운 기술을 계속 만들어내는 풍토와 문화가 중요했죠. 지금 태권도는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시범”이라는 종목이 특별히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 종목은 옛날에 없던 겁니다. 선수들이 대회에 참여하면서 무슨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지고 출전할까 고민을 아주 많이 합니다. 이러한 면에서 보면 K-culture에서 제일 선두에 섰던 것이 태권도라고 할 수 있죠. 

 

Q6. 이와 관련해서 협회에서 국제적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거나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신가요?

오래전부터 태권도라고 하면 사람들은 경기와, 교육도장, 그리고 시범 공연을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시범공연과 관련해서 국기원이나 대한태권도협회나 세계태권도협회가 시범공연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전 세계를 다니면서 공연을 하고 있는데, 최근에 세계태권도연맹에서 “아메리칸 갓 탤런트”에도 본선까지 진출하여 세계적으로 아주 커다란 호응을 받곤 했었죠. 

 

Q7. 이종격투기, 무에타이, 주짓수 등의 무술이 한국에도 많이 들어오고 있잖아요? 이와 관련해서 태권도 상황은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최근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는 이종격투기의 등장으로 봅니다. 무술들은 기술과 철학, 시스템과 문화 등이 하나의 복합체로 결합됩니다. 어느 것이 낫고 어느 것이지 못하다는 이야기는 약간 좀 유치한 수준의 이야기고, 각자가 그런 어떤 문화를 가지고 나름대로 현대 사회에 적응하면서 자기 영역을 넓혀가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태권도는 다른 무술이 쉽게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특성 그리고 올림픽 정식 종목이라는 프리미엄이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대로의 영역을 확장하고 펼쳐나가고 있는데, 다른 무술보다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8. 현재까지 태권도를 종교활동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의 한 부분으로 가르치는 경우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에서 이루어지는 이런 노력이 태권도가 지금처럼 외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지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태권도 발전에 크게 기여한 모범사례나 인물이 있으면 말씀을 해주세요.

그렇지요. 종교 활동, 특히 기독교 선교는 태권도 해외 보급의 큰 축을 담당해 왔어요. 그리고 그동안 많은 분들이 태권도 발전을 위해서 정말 헌신적으로 노력해오셨습니다. 그 중에서 몇 분 말씀드리면 한 3년 전에 돌아가신 미국 태권도 개척의 최고의 스타가 이준구(준리)라는 분이 계십니다. 독일에서 태권도 보급에 큰 공을 세웠던 고의민 사범님도 계신데 애석하게도 올해 초에 돌아가셨습니다. 이제 국내 살아계신 분 중에서는 김영태 사범님이 계신데, 김 사범님은 젊어서 아프리카에 아이보리코스트조에서 태권도를 보급하셨죠. 지금도 이분의 이름으로 명명된 길도 있고, 체육관과 대회도 있습니다. 

 

Q9. 우리나라 태권도 발전을 위해서 태권도인으로서 회장님의 비전이나 포부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한국 태권도가 종주국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우리가 뭔가 역할을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태권도를 해외에 보급하고, 조직을 만들어서 태권도를 세계화하여 올림픽 종목으로 만들었습니다. 또 기술적인 혁신을 통해 우리가 할 만큼 다 하고 나니까 더 이상할 게 없는 그런 좀 답답해진 상황에 놓였거든요. 그래서 과연 우리는 세계에 어떤 콘텐츠를 새롭게 또 제시할 수 있을 것인가? 새로운 것에 대해서 무엇인가 우리 역할을 해야 하지 않느냐 하는 것에 쫓기는 마음도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새로운 걸 만들어서 자꾸 사람들에게 던져주지 않으면 그냥 잊혀 버리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많은 일을 해야 합니다. 이 부분을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대로 노력하겠습니다. 

 

Q10. 마지막으로 태권도인을 포함한 청소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우리 청소년들이 태권도 하면 이대훈 선수를 떠올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주 성실하고 자기가 필요한 걸 위해서 노력하는 그런 선수였죠. 또한 많은 청소년이 좋아하는 선수들이 있는데 그중에는 장준 선수를 비롯한 많은 선수가 있죠. 그런 선수를 귀감삼아 열심히 노력하는 청소년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른 한 가지 더 있다면, 앞으로 우리 태권도 선수들과 우리 시범단 스타들이 청소년들과 깊이 교감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좀 더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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