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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선수 최초 40(홈런)-40(도루) 가능할까???

KIA 김도영 최연소, 최소 경기 30-30 클럽 가입

민병준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4/08/19 [17:00]

국내 선수 최초 40(홈런)-40(도루) 가능할까???

KIA 김도영 최연소, 최소 경기 30-30 클럽 가입

민병준 논설위원 | 입력 : 2024/08/19 [17:00]

8월 15일 김도영은 마침내 시즌 30호 홈런을 때려냈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상대 투수 헤이수스의 공을 정확하게 받아쳐 중앙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터뜨렸다. 비거리 130m의 대형 투런포였다.

 

지난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이후 각 구단의 투수들로부터 집중 견제를 견디며, 무려 12일 만에 쏘아 올린 대망의 30호 홈런이다. 이로써 김도영은 KBO 리그 역대 최연소, 최소 경기 30-30클럽 달성 선수로 등극했다. 종전 최연소 기록은 박재홍 해설위원이 1996년 현대 소속으로 달성했던 22세 11개월이었다. 김도영은 현재 20세 10개월이니, 대기록을 약 2년을 앞당긴 것이다. 또한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 소속)가 2015년 112경기 만에 달성했던 기록을 111경기 만에 도달함으로써 최소 경기 기록도 경신했다.

 



30-30, 홈런과 도루를 동시에 30개 이상 도달한다는 것은 호타준족(好打駿足)의 상징으로 불린다. 대개의 경우 장타력이 있는 선수는 발이 느리거나, 발이 빠른 선수는 장타력이 부족하기 마련인데 두 가지 능력을 모두 갖추기는 정말 어렵다. 투수의 입장에서 이런 능력을 갖춘 타자를 상대하기는 정말 어렵다. 정면 승부를 벌이자니 장타가 무섭고, 어려운 승부를 하다가 1루에 내보냈을 경우 발이 빠른 이 선수는 도루를 노릴 테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이런 선수를 보유한 팀은 작전 수행 면에서 활용도가 높아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이 기록은 성취하기 힘들다. 생애 통산 타율 3할 3푼을 기록한 ‘타격의 달인’ 고 장효조, 배트를 거꾸로 쥐고 타격해도 3할대를 친다는 ‘야구의 신’ 양준혁, 한일리그 통산 600개의 홈런 기록을 가지고 있는 ‘국민 타자’ 이승엽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이다. 

 

따라서 30-30클럽 가입자는 몇 년에 한 번 볼 수 있을 정도이다. 실제로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한 것이 1982년이었는데, 42년이 지난 올해까지 이 기록에 도달한 선수는 총 9명에 불과할 정도이다.

 



사상 첫 30-30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박재홍이다. 당시 현대 소속이었던 그는 1996년 대졸 신인으로서 30홈런, 36도루를 성취하며 KBO리그에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이듬해에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이 30홈런, 64도루를 기록하며 두 번째로 30-30 클럽에 가입했다. 이어 1998년에는 박재홍이 다시 두 번째로 가입하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타고투저(打高投低) 현상이 심하다고 평가되던 1999년에는 홍현우, 이병규, 테임즈 등 무려 세 명의 선수가 30-30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2000시즌 박재홍은 개인 통산 세 번째 클럽에 가입하는 새 역사를 완성했다.

 

그 이후 한동안 볼 수 없었던 30-30클럽 가입자는 2015시즌 맹활약을 펼친 테임즈에 의해 다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테임즈는 시즌 통산 타율 0.381, 홈런 47, 도루 40, 타점 140으로, 40-40클럽을 넘어서는 믿기지 않는 성적을 성취해 냈으며, 시즌 MVP에 등극하는 등 가장 위력적인 외국인 타자로서 이름을 남겼다.

 

이제 공은 김도영에게 넘어왔다. 그는 2022년 KIA에 입단해, 프로 3년 차만에 자신의 아구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2024시즌 초반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올 시즌 KBO리그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 역대 최소 타석 내추럴 사이클링 안타 등 새 역사를 창조하며, 15일 30-30 클럽 가입, 17일 만루홈런 등 MVP 등극을 향해 지치지 않고 달려가고 있다.

 

KIA가 30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전문가들은 김도영이 산술적으로 38홈런-42도루까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홈런 개수가 조금 모자라기 때문에 남은 경기에서 좀 더 분발한다면 토종 타자로는 최초로 40-40클럽 등록이라는 금자탑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도영은 17일 LG와의 경기에서 만루홈런을 치고도 웃지 않았다. 그는 “(타격)감이 별로 안 좋다 보니 기분이 조금 다운된 것 같다. 타격감이 얼른 올라오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의 강인한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8월 17일 현재 그는 타율 3.44, 홈런 31, 도루 34, 타점 89, 득점 111을 기록하고 있다.  김도영이 3(타율)-40(홈런)-40(도루)-100(타점)-100(득점) 클럽 가입이라는 대기록을 성취하기를 기대해 본다. 그의 능력과 의지로 볼 때 충분히 가능한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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