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프랑크-왈터 슈타인마이어 독일대통령은 1970년 12월 7일 빌리브란트 서독총리가 무릎을 끓었던 게토위령탑을 다시 방문하였다.(왼쪽) 그 자리에서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우리 독일인들은 우리의 책임을 알고 있으며, 생존자들과 죽은 이들이 우리에게 남긴 의무를 알고 있습니다,"라고 다시 한번 독일의 잘못과 책임을 강조하였다. 반면, 8월 15일에 일본 의회의 다당파 그룹이 일본의 전체주의를 상기시키는 것으로 여겨지는 도쿄의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했다.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면서 독일은 폴란드를 침공하고 나서 유대인들을 수용하기 위해서 게토 수용소를 만들었다. 많은 유대인들은 이 수용소에서 위생 문제, 질병의 유행, 모자란 식량, 강제 노역 등으로 인해서 심리적, 물리적 고통을 받았다. 1942년 4월 더욱 거세진 유대인 말살 정책에 대한 반발로 유대인들은 봉기를 했고 이것이 '바르샤바 게토봉기'이다. 봉기의 시작과 함께 나치 독일은 무력으로 이들을 진압했고, 이 사건으로 1만 3천여명의 유대인들이 목숨을 잃게 되었다.
독일 대통령은 독일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게토봉기 추모식에 참석하여 홀로코스트의 생존자 한명 한명의 이름을 부르며 여러 번 고개를 숙이고 사죄했다. 그는 "다시는 인종차별적 광신주의, 다시는 무분별한 민족주의, 다시는 야만적인 침략전쟁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며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것이 역사에서 배워야 할 중요한 교훈이라고 강조했다. 독일의 과거사 사죄는 하루아침의 일이 아니다. 독일은 전범 국가임을 인정하고 기회가 될 때마다 전쟁의 책임을 통감하며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그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인류 화합과 세계 평화를 강조한다. 독일의 반성은 항상 현재 진행형이다.
이런 독일의 반성은 우리에게 가까운 일본의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일본인들은 현재에도 과거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과거 일제 강점기 그들이 자행한 위안부나 강제 징용 문제 등에 대해서도 사과와 반성은 커녕 그 내용을 인정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고 과거사를 외면하고 군국주의로 회귀하려고 하는 움직임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5월 한일정상회담에서도 기시다 총리는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과 관련해 "마음이 아프다"라 고만 개인적 유감을 표현하고 과거 일본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사과와 반성을 하지 않았다. 그는 대한민국의 광복절인 지난 8월 15일,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하기도 했다.
세계를 향해 용서를 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독일,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도 그 역사를 인정하지 않는 일본. 분명 전범은 두 국가가 저질렀지만 인정과 반성의 태도에 있어서 분명한 차이가 느껴진다. 언제까지고 과거에 묶여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과거의 인정 없이는 현재의 나아감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역사를 기억해야 하고, 앞만 보고 나아가기 보다는 옆도 보고 뒤도 돌아봐야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 분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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