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현상들이 인구감소와 관련이 깊다. 한마디로 인구감소로 생긴 또는 앞으로 발생할 문제들이다. 작년 8월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0.70명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합계출산율 평균(1.58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가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국민이 급격히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국가가 국토를 방어하고 유지하듯 인구 관리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으나, 안타깝게도 국가가 방만하게 관리해 온 결과 국가의 한 축이 무너지고 있다. 오죽하면 미국의 한 유명 교수는 “한국은 망했다.”라고 외쳤으을까?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모두 ‘쓰러져가는 옆집의 주춧돌을 빼다 우리 집에 괴이는’ 기현상을 벌이고 있다. 출산 장려 정책이라기보다 당장의 인구 통계를 위해 다른 지역 주민을 유입시켜 인구 증가로 호도하고 홍보하는 지방정부도 많다. 심지어 일부 인구 담당 공무원은 한 인구 포럼에서 대책이라고 내놓는 것이 정작 서울시 인구 분산 정책이다.
물론 정부가 인구절벽에 대해 대책을 내놓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06년부터 올해까지 저출산 대책으로 투입된 예산이 280조원이다. 그러나 막대한 예상의 사용처를 보면 기가 막힌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해에 발간한 '초저출산 장기 지속 시대의 인구 위기 대응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예산 지출항목에 별의별 항목이 다 들어 있다. ‘대학 학사 구조·교육과정 개편’, ‘인문학 육성 사업’, ‘장교·부사관 인건비 증액’, ‘관광 활성화·창업 지원 사업’, ‘템플스테이 운영지원’, ‘향교 전통예절강좌’, ‘음악과 연극, 무용 등 예술강사 지원 사업’, ‘공대생 증원사업’, ‘고성장기업 수출역량 강화사업’, ‘청년취업진로 일경험 지원 사업’ 등 저출산과 접점을 찾기 힘든 사업에도 저출산예산이 매년 투입되었다. 예산서에 꼬리표를 달아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행히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인구정책변화와 필요성"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 보다 높다. 보다 못한 국민이 직접 정부에 채찍을 가하는 형국이다. 인구교육문화협회 공동회장인 신인호 먼데이타임스 대표는 “총체적인 인구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막대한 예산을 적절하게 관리하지 못하고, 인구정책에 변죽만 울리지 않도록 최근의 추세를 동력으로 정부는 인구정책을 총괄할 컨트롤 타워을 신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있지만,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 위원회는 2006년부터 작년까지 12년 동안 회의를 22회 여는 데 그쳤다. 위원장인 대통령이 참석한 회의는 4회에 불과했다. 실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도 저출산 관련 담당은 2개과 수준이다. 이에 대통령직속으로 하나의 자리로 인식되는 기존의 유명무실한 위원회로는 지금까지처럼 실패를 거듭할 뿐이다.
따라서 인구정책을 총괄하며, 앞으로 인구 관련하여 파생될 문제를 사전에 대비할 미래인구부 신설을 강력히 촉구한다. 호주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인구부를 두고 있다. 나아가 다른 정부기관과 원활한 협력을 위해 부총리급으로 승격할 것도 주문한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국가의 명운을 걸고 국토를 수호하듯, 국가 구성원인 국민이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일 또한 소중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먼데이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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