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나라가 ‘김호중 사건’으로 떠들썩하다. 지난 9일 가수 김호중이 서울 강남의 한 도로에서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뒤, 운전자 바꿔치기와 공황장애로 인한 사후 처리 미숙 변명 등 자신의 잘못을 숨기려다 결국 구속되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소속사가 간판을 내려야 할 위기에 봉착했고, 경북 김천시에 있는 ‘김호중 소리길’을 철거하라는 주민들의 요청이 높다.
대중 예술 분야에서 유명인의 성공과 실패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많은 예능인들이 이른 성공에 도취해 실수를 저지르고 어려움을 겪는다. 대표적으로 가수 싸이가 있다. 그는 지난 2002년 12월 26일부터 2005년 11월 13일까지 산업기능요원 복무를 하였으나 부실 복무 등으로 인해 무효 처리돼 2년 만에 다시 현역으로 재입대했다. 또 싸이는 2001년 11월 대마초를 수차례 피운 혐의가 인정돼 처벌을 받기도 하였다. 이 부분은 싸이 본인이 진행한 종합편성프로그램에서 스스로 뉘우치듯 말한 바 있다.
아직도 국내 입국을 거절당한 채 해외를 맴도는 유승준이라는 가수도 있다. 유승준은 1997년 데뷔해 '가위', '나나나' 등의 곡을 발표하며 인기를 누렸다. 방송을 통해 수차례 군입대 의사를 밝혔던 그는 국방부 홍보대사로도 활동했다. 그런데 그는 입대를 목전에 둔 2001년 고별 공연을 한 뒤 가족들에게 군입대 전에 인사를 하고 오겠다며 출국했다. 그리고는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획득했다.
과거로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가왕 조용필도 있다. 1975년 대마초 사건으로 많은 가수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조용필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그는 한동안 방황의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유승준을 제외한 대부분의 연예인들은 젊은 시절의 잘못을 거울삼아 재기에 성공하여 멋진 인생을 살고 있다. 싸이는 그 후 모범적인 활동을 통해 그의 능력을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가수가 되었고, ‘강남 스타일’이란 대곡을 만들어 K-pop의 대표적인 아티스트로 우뚝 섰다. 조용필 또한 고난의 시간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가왕이라는 애칭이 어울릴 만큼 다양한 명곡을 히트시켰다.
굳이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옛말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정상에 올랐을 때 스스로의 처신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순간적인 실수나 그릇된 행동으로 인해서 겪게 되는 개인적인 고통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새로운 삶을 살며 큰 성과를 이루어낸 이들의 현명하고 바른 처신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대중의 인기와 지지를 바탕으로 유명인이 되거나 국민의 대표가 되는 사람들은 일반인과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자주 접하게 되는 세태에서와 같이, 죄를 짓고도 ‘다른 사람들도 그러니 괜찮지 않느냐’라는 식의 자세는 그 잘못이 크고 작고를 떠나서 지도자나 유명인이 취할 태도는 아니다.
김호중을 사랑하는 한 사람의 팬으로서, 이미 조금 늦었지만 국민가수 김호중이 음주를 인정하고 죄를 달게 받겠다는 태도로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또한 그의 재능만큼이나 정신적 성숙도 이어져 훗날 진정한 국민가수로 거듭나길 기원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것은 아직도 김호중을 아끼는 팬들과 국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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