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영 TV와 IRNA 통신 등은 비와 짙은 안개로 인해 시야 확보가 어려웠고, 험한 산악 지형과 눈보라가 겹쳐 구조 작업이 난항을 겪었다고 전했다. 아흐마드 바히디 이란 내무장관은 "구조대 40개 팀을 급파했으나 악천후와 지형적 문제로 사고 현장에 도착하기 무척 어려웠다."고 밝혔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NBC방송, AP통신 등 서방 언론도 사고 원인으로 악천후를 꼽으며, 헬기 접근이 어려워 구조대조차 도보로 이동해야 했고, 드론도 사고 현장을 찾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단순히 악천후로 사고 원인을 돌리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고 지적한다. 일국의 대통령이 이러한 악천후에 왜 굳이 헬리콥터로 이동해야 했는지, 그리고 육안으로 시야를 확보해야 할 정도의 노후된 헬리콥터를 탑승해야 했는지 등의 의구심은 여전한 상태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사고가 단순한 기상 악화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의심이 일고 있다. '테헤란의 도살자'로 불리는 라이시 대통령은 국내외에 적이 많아, 그의 제거를 노린 음모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란과 오랜 앙숙 관계인 이스라엘이 배후에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었으나, 이스라엘 당국은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미 정보당국도 현재까지는 타살의 증거가 없다고 밝혔으며,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기상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기 때문에 사고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추락한 헬기는 미국산 벨212 기종으로, 이란이 운용하는 다양한 헬기 중 하나다. 국제 제재로 인해 부품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부분의 공군 헬기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에 도입된 오래된 기종이라는 점도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이번 이란 대통령기 추락 사고는 악천후와 오래된 헬기 기종, 그리고 음모론이 뒤섞인 복잡한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등 주변 국가와 이란 내 정치 구도가 미묘하게 얽혀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4월 13일 이란은 이스라엘의 영사관 폭격을 이유로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드론(무인기)과 미사일 공격을 한 것처럼, 이스라엘도 이날 이란 본토를 타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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