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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세 시인의 노래 『자주달개비꽃』 함께 하는 시낭송회

이종대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3/07/29 [14:20]

82세 시인의 노래 『자주달개비꽃』 함께 하는 시낭송회

이종대논설위원 | 입력 : 2023/07/29 [14:20]



청주 어느 책방에서는 매주 시낭송회가 열린다. 이번 시낭송회에서는 82세 이인해 시인의 시집 자주달개비꽃 출판기념회 및 시낭송회가 열렸다. 내륙문학회 시분과 모임을 겸해서 성대하게 열린 이 행사에는 전 청주대 임승빈 교수와 윤석위 시인 등 무려 45명이나 되는 많은 시민이 참석했다. 참석자 중에는 내륙문학회 및 무시천 문학회 등 청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동인회의 문인들이 있었고 건축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로 분포되어 있었다. 사회를 맡은 김은숙 시인은 이인해 시인께서 인생을 어떻게 살았는지 알겠다며 감동받은 목소리로 시종일관 잔잔한 목소리로 사회를 보았다. 한편 이 자리에는 몸이 불편한데도 불구하고 참석한 시인이 있어서 이인해 시인의 시집 출간을 축복해 주었다.

 

  이인해 시인은 1943년(82세) 청주 출생으로 2001년 월간 <문학세계>로 등단하였다. 이후 시집 『가을 이 고요한 가을』 로 내륙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이인해 시인의 저서로는 내륙문학상을 받은 『구두가 작은 여인』외에도 『손잡고 가면 새들 노래 들리는 산길』, 『너는 아마 싱싱한 나무일 거다』 와 디카시집 『화조반란』 등이 있다. 이인해 시인은 현재 <내륙문학회>, <충북작가> 회원으로 활동하시고 있으며 <무시천 문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이 시인은 그의 시집 <자주달개비꽃>의 “시인의 말”에서 ‘시인이라는 부름이 정말 부끄럽고 미안한데/ 산수가 지나 또 쓸쓸히 시집을 묶는다. / 나는 내가 신발을 벗어놓고 갈 저 밭 달개비/ 망초꽃들에게 얼마나 진실했을까?/ 이젠 가책의 습관도 저무는데.’라며 시집의 문을 열었다.

 

자주달개비꽃

 

 

 

오늘 아침 앞집 축대 돌 틈에서 너를 봤다

 

네가 온 그 아름다운 이유를 봤다

 

난 네 이름을 한참 두리번거렸지

 

그런 내가 너도 착해 보였을까

 

 

 

묻지 않았는데도 어떤 지인이 가르쳐준 네 이름

 

한 소녀 같은 너의 색깔 너의 꽃잎

 

 

네가 너를 닮으려고 너 혼자 애를 태웠을까

 

그런 너를 별이 알고 불러줬을까

 

별이 불러서 자줏빛이 되었을까

 

 

 

참석자들이 돌아가며 시낭송을 했다. 어떤 시인은 <비의 뒷모습>을 읽었고, 어떤 이는 <새소리에>를 낭송했다. 또 어떤 이는 <어머니>를 낭송했다.

 

수필가 이방주 작가는 자주달개비꽃을 여행을 돌아와 한 두 편 읽으려다가 시에 취해 밤을 새며 읽었다고 고백했다. 시인의 말은 천상의 소리와 같다고도 했다. 이인해 시인의 시는 자연과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했다. 꽃이 들려주는 소리, 강물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이인해 소리이었다.

 

  82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정하신 모습으로 여섯 번째 시집을 내신 이인해 시인의 다음 시집이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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