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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유산 학천탕과 카페 목간

이종대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3/07/29 [10:38]

미래 유산 학천탕과 카페 목간

이종대논설위원 | 입력 : 2023/07/29 [10:38]



먼데이타임스는 6월 22일 오후 청주시 상당구 상당로에 있는 카페목간을 찾았다. 카페목간은 옛 학천탕 건물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 건물은 ‘국립청주박물관’ 등과 함께 2022년 전문가가 추천하는 청주 10대 현대건축물로 선정된 바 있다. 1988년에 완공된 이 건물은 학천탕이 목욕탕으로 활용되던 시절에 엔 이 건물은 1, 2층이 남탕, 3, 4층이 여탕, 5, 6, 7, 8층은 VIP 사우나실이었다.  

 

  학천탕은 건축의 조형미에 비중을 더 높인 건축물로 지금은 고인이 되신 박학래 선생께서 평생 헌신한 아내에 대한 고마움으로 아내에게 멋진 건물을 지어주시기 위해, 삼고초려 끝에 건축가 김수근 선생님께 설계를 의뢰했다고 전해진다. 투병 중임에도 88올림픽 주 경기장을 설계하시는 데 많은 공을 들이신 김수근 건축가는 학천탕 설계에도 혼신의 노력을 하시고 1986년에 고인이 되셨다. 학천탕은 1988년에 완공되었다. 한편 목욕업계의 대부인 고 박학래 사장님은 2010년 11월 30일 타계하여 민주시민장으로 장례가 치러졌고, 지금은 사진으로만 뵐 수 있었다. 학천탕은 이후 아드님이신 박노석 사장님이 운영하다가 3년 전 폐업하게 되었다.  

 

  목욕 문화의 쇠퇴와 코로나 등의 영향으로 부득이 목욕탕을 폐업할 당시에 청주 시민들이 애석하게 생각했던 기억이 새롭다. 폐업 당시 박 사장님은 어떻게 하면 목욕탕을 이어갈까 고민하다가 카페로 업종을 변경하면서 카페 내부를 폐업 당시까지 목간통(목욕탕)으로 쓰던 여러 가구와 용구들을 마치 예술 작품처럼 설치하기로 했다고 한다. 미술에도 상당한 조예가 있는 박 사장님다운 결단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목욕탕이 변한 카페에는 손님들이 목욕탕 안에 커피를 마시며 즐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맨 먼저 눈에 띈 것은 옷장이었다. 36년 정도 사용했다는 옷장 앞에는 목욕 바구니도 비치되어 있었는데 나무로 만든 것이었다. 플라스틱 바가지가 나오기 전에 나무로 만든 바가지를 사용했던 기억이 새로웠다. 천정 밑으로는 목욕탕에서 사용되던 여러 색깔의 수건이 즐비하게 걸려 있어 마치 설치미술을 보는 느낌이었다. 이 역시 아드님 박노석 사장님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또 목욕탕 열쇠며 지압봉, 모발 건조기, 돈통, 입장권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소인, 대인, 초대권, 무료 이용권, V.I.P. 권, 목욕 요금계산서, 감사장, 돈 세는 기계 등이 보여 당시 학천탕이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음을 알 수 있었다. 

 

  특이한 것은 전시된 물품 중에 ‘학천 꽃소금’이 있었는데 이것은 박노석 사장이 청주 시내에 네 군데 목욕탕을 운영하면서 폐기물 소각장도 같이 운영하였는데, 거기서 나오는 열을 이용하여 소금을 생산해 군부대에 납품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2층으로 올라가는 원형 계단 천정에는 때수건으로 보이는 모빌 작품이 걸려 있는 게 매우 이채로웠다. 체중계며 요금표도 전시되어 있었다. 2층 목욕탕에는 온탕과 냉탕이 있었다. 지금은 온탕에는 붉은색 책상을, 냉탕에는 엔 푸른색 책상을 설치해 놓았다. 이는 김대중 대통령 당시 남북이 만나 평화를 추구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박 사장은 설명하였다. 목욕탕 안에는 엔 때를 밀어주던 공간도 있었고, 물이 사방에서 나오는 전신 마사지용 기구도 있었다. 

 

 (이 단락은 앞 단락에 붙여주는 게 어때요?) 카페에는 지금은 카페로 변한 공간엔 손님들이 과거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가 주로 이용했던 목욕탕을 보며 여유를 즐기는 연인과 친구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미래 유산인 아름다운 건축물이 그대로 사라지지 않고, 업종을 바꿔 이어서 전통과 현대 문화가 조화를 이루게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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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니 2023/09/25 [10:36] 수정 | 삭제
  • 글을 읽으면서 이 번 여름에 청주에 있는 서점카페을 찾아 갔던 기억이 났다. 그 이름이 인문아카이브 양림 카페후마니타스 였는데 이름이 생소하고 낮설어 의심스러워 하면서 찾아 갔는데 막상 가보니, 지하1층서부터 3층까지 책과 사람들로 한가득이었다. 너무 좋았다. 카페도 다시 들를 겸 카페목간도 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