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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규 한국교원대학교 총장 당선자 인터뷰

신인호 먼데이타임스 대표 | 기사입력 2024/01/15 [04:37]

차우규 한국교원대학교 총장 당선자 인터뷰

신인호 먼데이타임스 대표 | 입력 : 2024/01/15 [04:37]



 먼데이타임스는 한국교원대학교 제12대 총장으로 선출된 차우규(초등교육과) 교수를 찾았다. 지난해 서이초등학교 교사 자살에서 나타난 교권 추락, 학령기 인구 감소로 인해 속출하는 초•중•고 폐교, 대학붕괴, 대학 입학전형 등에 이르기까지 교육 관련 이슈가 어느 때보다 많아 앞으로 4년간 국내 유일 특수 목적 교원양성대학교인 한국교원대를 책임질 차우규 총장 당선자를 새해에 만났다. 신임 총장은 3월 27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Q1. 우선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총장님 및 한국교원대학교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고맙습니다. 저는 현재 국가교육위원회 국가교육과정 전문위원과 국가보훈부의 자체 평가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대학에서 얼마 전까지 부총장을 역임했고요. 또한 학회 활동으로는 한국인구교육학회 회장과 한국학교안전학회 회장 등을 맡고 있습니다.

 한국교원대학교는 1984년에 개교하여 이제 40주년을 맞게 됩니다. 우리 학교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교사, 그리고 특수학교 교사까지 양성하고 있어서 명실공히 교원 종합대학교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또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교사들이 파견 와서 대학원 과정을 이수하고, 전국 단위에서 유치원 원장, 초·중등학교 교장 자격 연수 등이 추진되고 있기도 합니다. 아울러 타 대학에는 없는 영유아교육연수원과 황새생태연구원 등 여러 기관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차우규 한국교원대학교 총장 당선자 (왼쪽)과 먼데이타임스 신인호 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Q2. 개교 40여 년 동안 과거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서 한국교원대학교의 역할은 무엇이었고, 미래 한국교원대학교가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한국교원대학교는 전국 단위에서 우수한 교사를 양성하고, 전국 교사들을 재교육하는 종합교육연수원이나 또는 원격교육연수원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원대학교 부설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갖추고 있어서 교육 현장과 밀착된 연구 활동도 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교사를 양성하고 재교육하는 것으로만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출산 문제로 인해서 학생 수가 급감하고 폐교들이 급증하는 상황 속에서는 교원 수도 계속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교사만이 아니라 다양한 기관에서 교육 활동하는 에듀케이셔널리스트를 우리의 교육 대상을 삼아야 합니다. 

  요즘 많은 콘텐츠나 교재들이 디지털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방향에 학생들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재교육시키는 과정도 우리 대학에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서이초등학교 교사 자살과 같은 일이 재발 되지 않도록 AI 교사민원처리센터를 신설하고 교사법률지원단을 구성하는 등 체계적인 교원 지원 계획이 필요합니다.

 

Q3. 인구소멸과 함께 대학의 위기도 다가오고 있는데, 한국교원대학교가 직면한 문제와 과제는 무엇인가요? 

 

 사실 국내 모든 대학이 전반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초등학교부터 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예비교사들의 수도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이런 위기 상황 속에서 지역거점 종합대학교와 교육대학교가 통합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원양성대학의 통합은 지역거점 종합대학교와의 단순한 통합보다는 교원 양성 대학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각 대학 간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방식으로 교원양성 대학 간 연계나 통합을 고려해야 합니다. 즉, 대학 간 통합은 단순한 물리적인 통합이 아니라 재정문제부터 사회에 기여하는 문제, 또는 학문적인 발전과 교육의 질 제고, 이런 모든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대학들과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한다든지 또는 교류를 좀 더 활성화하는 등의 연계를 좀 다양하게 추진함으로써 이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우리 대학이 교원 양성만을 염두에 두지 않고 에듀케이셔널리스트로 좀 더 확장하여 국내 수요만이 아니라 외국의 교육 수요도 끌어안으면서 세계화로 나아간다면 우리 교육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한국교원대학교의 명칭도 ‘한국교육종합대학교’ 로 변경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런 것들은 많은 관계자들과 논의와 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하지만, 티처에서 에듀케이셔널리스트로,  학력 인구에서 어린이로부터 노인까지 평생교육 차원에서 교육 대상을 확대하고, 또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로 교육 시장을 넓혀나가는 것도 우리 대학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Q4. 총장님께서는 인구교육문화협회를 결성하고 인구 관련 포럼과 다양한 세미나를 개최하며 여러 해 동안 인구감소에 대한 다양한 노력을 해오셨는데, 인구절벽에 대한 해결방안은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안정적인 주택 공급이나 좋은 일자리가 결혼과 출산 양육에 전제 조건이라고 얘기하곤 합니다. 조건들이 잘 갖춰진다면 훨씬 더 가족 형성에 도움이 되겠죠. 그러나 그런 조건들이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비하면, 요즘 젊은이들은 경제적으로 훨씬 풍요로워졌지만 솔직히 말해 가족 형성과는 더 거리가 있잖아요. 

 개인의 인식 문제나 사회의 문화 현상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교육기관이나 언론기관 등이 좀 더 역할을 하도록 정부와 사회가 더 많이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5. 지구온난화, 양극화, 자국 이기주의 등 세계가 직면한 여러 가지 문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는데, 총장님께서는 우리나라 교육이 어떻게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또한 현행 대학입시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지금까지 우리나라 교육은 주로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준비 교육 성격이 강했고 또 대학입시가 대개 교과 중심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교과 외에 다양한 우리 사회적인 이슈들 또 전 지구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심도 있게 고민해보고, 함께 이 문제를 풀어가는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글로벌 이슈들에 대해서 좀 더 범교과적이고 융합적으로 고민하고, 또 해결 방안들을 찾아보는 교육 활동이 좀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교육 시스템과 대학 입시 제도가 함께 움직여줬으면 좋겠습니다.

 또 대학의 성격상 교원 양성과 관련해서도 교과 중심의 전공만이 아니라 글로벌 이슈나 융합 주제에 대해서 강의를 듣고 또 참여하고, 자격을 받을 수 있는 부전공이나 또는 마이크로 디그리 제도를 적극 도입해서 이런 문제에 대한 내용이 학교 교육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가 보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 과정에서 예상되는 갈등이나 충돌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통합 교육이라든지 상호 이해 교육을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대학에서도 한국어 교육뿐만이 아니라 다문화 이해에 대한 교육 또는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와 아이덴터티 확립을 위한 교육을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 유학생들도 좀 더 다양하게 유치해서 각 산업 분야에 필요한 인재들에게 갖춰야 할 기초 소양이라든지 한국어 교육이라든지 한국 정체성 교육 이런 것들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계획입니다. 

 대학 입시 제도도 가능한 한 수시 전형이 좀 더 많이 반영될 수 있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시가 만능은 아니지만, 수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또 수시의 장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말입니다. 수년간의 학생 선발과 실적 결과를 분석해 보니 수시로 들어온 친구들이 학과 성적에서도 좋은 성적을 받고 또 임용고시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현대사회의 다양하고 급속한 변화를 감안하여 새로운 선발제도도 도입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전국 단위의 획일화된 입시가 아니라 학생 선발을 위한 좀 더 많은 고민과 연구를 통해서 대학에서 현대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뽑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부가 모든 것을 떠맡아서 획일화된 평가 척도를 가지고 좋은 인재를 쉽게 뽑으려는 자세는 이제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요?

  

Q6. 21세기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세계시민으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어떠해야 할까요? 

 

 우리가 쓰고 있는 컵, 과자 등 많은 것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역할 분담을 통해 생산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의 삶 자체가 이미 세계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세계화 속에서 우리 젊은이들이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고 또 역할을 제대로 하면서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육이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만 생각하는 이기주의나 개인주의가 국가 이기주의로 나타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현대와 같은 지구촌 사회에서는 다른 민족이나 다른 국가까지도 우리가 이해하고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마인드 즉, 세계 시민의 일원이라는 의식이 필요합니다. 나아가 이해와 관심을 넘어 궁극적으로는 상생적 발전을 위해서 동참하고 또 참여와 함께 실제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그런 민주시민 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 교육기관에서도 더욱 분발하여 노력하고, 또 그런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서 지속적으로 운영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7. 총장님으로서 우리 신문 젊은 독자들에게 해주실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여러 가지 어려운 점도 많지만, 역사상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 사회는 굉장히 발전된,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모범적인 국가입니다. 따라서 우리 젊은이들이 나름의 자긍심 또는 자부심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남을 위해서 봉사하고 희생하는 삶은 자긍심과 자존심이 확보됐을 때 가능합니다.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 우리 역사에 대한 바른 이해가 기초가 되어, 세계에 대한 이해와 배려 그리고 나아가 봉사에 이르기까지 우리 젊은이들이 적극 참여하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은 우리 젊은이들이 세계 속에서 자신들이 생각한 뜻을 나름대로 펼칠 수 있는 그러한 위상과 또 위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런 역량을 여러분들이 키워가기 위해서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과거에 우리 조상들은 미국 하와이에 가서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을 하거나, 독일에 가서 광부나 간호사로 일하고, 또 중동에 가서 건설 현장에서 일했습니다. 그 많은 분들이 세계 곳곳에서 그렇게 일을 하고 역할을 했지만, 그때는 매우 소극적이고 수동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젊은이들이 세계의 미래를 위해 필요로 하는 일을 스스로 계획하고 또한 봉사를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젊은이들이 자기가 계획한 프로그램에 의해서 얼마든지 세계로 진출해서 그들의 역량을 발휘하며 키워갈 수 있는 아주 좋은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국내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런 큰 인물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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