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23년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어 교과에서 보통 학력이상을 받은 중학교 3학년 학생의 비율은 2017년 84.7%였던 것이 작년에는 61.2%로 떨어졌다. 또 고등학교 2학년 비율도 2017년 75.1%에서 작년 52.1%까지 떨어졌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중고등학생의 국어 실력은 2명 중 1명 정도가 보통 학력 기준에 못 미치게 되었다.
그렇다면 교육현장에서 지극히 중요한 도구교과인 국어가 이처럼 보통 학력 기준에도 못 미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학생들의 글 읽기 능력인 독서 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학생들은 책을 읽기 보다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매달린다. 그것이 책을 읽는 것보다 우선은 쉽고 재미있기 때문일 것이다. 독서를 하다 보면 수많은 어휘를 새로 접하게 된다. 그래서 어휘의 뜻을 새롭게 알고 되고, 책을 읽는 사이에 저절로 어휘력이 향상될 수 있는데, 스마트폰의 짧은 동영상이나 게임이 그것을 대체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도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국어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학교에서 스마트폰을 아예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나라가 선진국 중에 있다는 것을 이 기회에 상기했으면 한다.
또 독서 교육 또는 독서 문화가 이처럼 황폐해 가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로 입시 제도를 꼽을 수 있다. 거의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은 학생과 마찬가지로 자녀가 서울의 상위권 대학 그것도 소위 잘 나가는 학과에 합격하기를 원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학입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선 당장 높은 점수를 취득해야 하는 현실적인 필요성 때문에 결과가 늦게 나타나는 독서 교육에 미처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다는 점도 이해가 간다.
국어 실력이 저하되는 원인 중의 다른 하나로는 작문 교육의 비현실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국어 교과 중에는 국어, 문학, 작문, 독서 등의 하위과목이 있다. 이때 하위과목인 작문은 학교의 형편에 따라 선택과목으로 택해질 수 있다. 그래서 고등학생의 경우 1학기 또는 2학기 정도 작문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그렇게 한두 학기만 작문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국어 교육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어휘력이 갑자기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모름지기 국어 교육의 기본은 가정 교육에서 시작한다고도 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이나 텔레비전의 시청보다는 책을 읽도록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물론 현실적으로 그것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일종의 타협책으로 말과 글을 어지간히 읽을 능력이 되면 동화책이나 동시집 등을 조건부로 읽게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
초등학교에서 행해지는 받아쓰기 역시 어휘력 향상에 매우 좋은 방법이다. 이때 띄어쓰기의 방법도 저절로 익힐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또, 짧은 글짓기를 많이 해 보도록 지도하는 것도 어휘력 향상 나아가서는 문해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일기를 쓰도록 권장하는 일도 매우 중요한 방법일 것이다. 그렇게 일기 쓰기가 습관화되면, 원고지 4장~5장 정도를 메울 수 있는 작문 실력을 가질 수 있도록 끈질기게 계획적으로 지도할 필요가 있다. 꾸준히 중단하지 않고 연습하는 것이 작문력 향상은 물론 문해력 향상에도 크게 도움을 준다. 문해력은 결코 짧은 시간에 쉽게 향상되지 않는다. 꾸준하고 계획적인 실천만이 훌륭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문해력은 모든 교과의 실력을 재는 척도임을 명심해야 한다. <저작권자 ⓒ 먼데이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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