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는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데 대해 대부분의 언론학자들은 동의한다. 즉 언론의 역할은 정부의 통치행위와 사회를 감시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언론의 역할을 감시견(watch dog)에 비유하기도 한다. 이는 언론이 감시행위를 통해 국민으로부터 위탁된 권력을 오・남용하는 것을 견제하고, 동시에 사회의 부조리와 부정부패를 감시하고 비판해야 한다는 데서 나온 비유로 보인다. 따라서 언론은 아주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 서야 함은 당연하다. 정권의 눈치나 보아서도 안 되지만, 언론 권력에 취해 방향을 잃어서도 절대 안 된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의 언론들은 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가? 대답은 긍정적이지 만은 않다. 왜냐하면 방송이나 신문 등 수많은 언론들이 그 역할과 기능을 수행해 왔다면 안전 불감증을 비롯한 수많은 사회적 중병에 걸린 우리 사회가 이토록 심하게 앓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동안 어떤 사건, 사고가 터지기만 하면 수많은 언론사가 앞 다투어 책임 지울 사람을 찾아내고 강력한 처벌을 외치는 소리를 수없이 들어왔다. 그렇다면 그 많은 사건 사고가 오직 권력을 수행하는 행정기관만의 잘못일까? 물론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고 문책 받을 사람은 문책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러한 수많은 사건 사고를 사전에 막을 책임이 단지 공무원들에게만 있는가?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언론은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의 기능과 동시에 사회의 부조리나 부정부패를 감시할 책임도 져야 한다. 그것이 주요 언론일수록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공중파 방송을 포함한 텔레비전 방송이나 중요 신문사가 우리 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다시 거론조차 하기에 가슴 아픈 세월호 참사도 그렇다. 사고 발생 당시 얼마 지나지 않아 주요 방송이나 신문사들은 교육청의 발표만을 받아 전하며 모두 구조되었다고 국민을 안심시켰다. 방송 헬기를 보유한 유력 방송사만이라도 보다 빠르게 움직여 직접 현장에서 보도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무너진다. 이태원 사고 역시 마찬가지다. 행정이 미치지 않은 위험 지역을 미리 파악해서 경고했더라면 그런 참사는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지 않았나 하는 뒤늦은 후회도 든다. 요즈음 크게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교권추락의 문제’나, ‘극한 호우로 인한 엄청난 인명 피해’ 또는 ‘철근 없는 순살 아파트로 비유되는 부실 공사’ 등에 대해서도 과연 역대 정권을 거치면서 언론은 제 역할을 해 왔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후 비판에 그치는 것이 아닌 사전에 날카롭고 구체적인 현장 비판으로 그러한 사건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책임은 언론에는 없는 것인가? 우리의 주요 언론은 뒷북 치기에만 열 올리는 것은 아닌가? 언론의 중요한 기능이 여론의 형성에 있다면, 언론은 보다 객관적인 자세에서 가장 중요한 인명을 최선의 가치로 삼아 명확한 보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먼데이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