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순(85세, 9회 졸업) 씨가 모교인 충주여자고등학교를 찾았다. 65년 전 내지 못한 수업료를 현재 화폐로 산정한 뒤, 이자까지 더한 1,250만원을 학교 발전기금으로 기탁하기 위해서였다.
임병순 씨는 ‘57년 고교 3학년 때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휴학을 하려고 했으나, 당시 담임 교사였던 권 선생님의 배려와 격려로 졸업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그 덕분에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고, 세 자녀를 훌륭하게 키울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또한 스승님께 대한 감사함이 마음의 빚으로 남아 있었는데, 이제라도 수업료를 납부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너무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임병순 씨는 두 장의 봉투에 각각 수업료 250만 원과 이자 1,000만 원을 담아 발전기금으로 기탁했다. 이 두 장의 봉투에는 스승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모교에 대한 사랑이 가득 담겨 있었다. 또한 그 속에는 ’늦었지만 평생 잊지 않았습니다!‘라는, 진실한 마음이 표현된 자필 메모도 들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임병순 씨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학업에 열중하여 바른 품성과 으뜸 실력을 갖추는 학생으로 성장하는 데 사용해 달라.”고 부탁했다.
요즘 교권이 추락하고, 학생들의 인권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선생은 있으나 스승은 없으며, 학생은 있으나 제자는 없다.‘고 자조하는 안타까운 분위기 속에서 임병순 씨의 스승의 은혜를 잊지 않고, 그 은혜를 모교와 후배에 대한 사랑으로 보답하는 훈훈한 이야기는 주변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실로 교육이란 ’인격에 지식을 덧칠해 가는 것‘이라고 말한 교육학자도 있거니와 임병순 씨가 보여 준 깊은 정서와 실천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이춘형 충주여자고등학교장은 임병순 씨가 보여 준, 스승에 대한 존경과 모교에 대한 애정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 원대한 꿈을 가지고 희망찬 미래를 위해 도전하는 후배 학생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먼데이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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